대면보고 좋아하면 직원들 길에서 허송세월
[세종시=뉴스핌 곽도흔 기자] "차기 장관은 세종스타일을 아는 후보자가 적임자".
이달말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에 이어 내달 5일께 차기 정부의 내각 후보자 발표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새 정부의 총리나 장관 후보자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는 유럽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재정절벽 부분 합의에도 불확실한 미국의 상황, 중국의 경제둔화 등으로 올해도 경제의 어려움의 예상돼 '경제전문가'가 임명돼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관가에서는 정부세종청사 시대를 맞아 새 정부의 장관은 무엇보다 '세종스타일'에 맞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 뒤 성과는 둘째로 치더라도 '세종스타일'에 어울리는 장관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장관은 신년사에서 "스마트 워크가 확산되고 있다"며 "특정 근무시간대에 얽매이지 않고 야근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 "서면보고는 전자보고로 대체했고 국회 출석 부담을 줄였고 근무복장 자율화 추세도 차츰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세종시로 옮긴 만큼, 스마트 워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구랍 20일 세종청사 입주 관련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박 장관은 "이제는 일하는 방식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예산·인력·시간이 부족할 때 오히려 가장 창의적이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업무방식, 곧 '세종스타일'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9일 만난 재정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도 재정부 장관감으로 '세종스타일'에 적합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박재완 장관이 대면보고를 과감히 생략하는 등 세종스타일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이전처럼 대면보고를 좋아하는 장관이 오면 (직원들이) 힘들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한 뒤 국회에 보고하러 가는데 실·국장에서 사무관까지 다 따라오자 실·국장들에게 "앞으로는 밑에 직원들은 오게 하지 말라"고 강하게 질책, 이후 수행 직원들을 간소화한 것으로 널리 알져져 있다.
예전 재정부 장관들은 국회 일정이 있으면 실·국장, 과장, 담당실무자까지 국회로 불러 올렸다.
그나마 정부과천청사 시절에는 과천시에서 서울시의 여의도에 있는 국회로 한 시간 가량이 소요되어 갈만 했다.
그러나 세종청사 시대에 그렇게 할 경우 공무원들이 세종시와 서울시 여의도를 오가며 말 그대로 거리에서 시간을 다 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이는 비단 세종청사 장관들 뿐만 아니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할 장관들도 마찬가지다.
내달 초 발표될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은 자신이 '세종스타일'에 맞는지 되돌아보고 그에 맞게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장관 인선시 검증조건 항목에 '세종스타일'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