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 "입 없앴다"…'소통 소홀' 우려도
[뉴스핌=노희준 기자]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공식 출범한 첫날 키워드는 '보안'이다.
6일 오후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보안에 최우선을 두고 치른 인수위 현판식은 물론, 이날 인수위 1차 전체회의에서 나온 인수위 자문위원제 폐지 등의 결정 사항들도 결국 '내부 입단속 용'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보안 강화가 자칫 대국민 소통에 소홀해지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수위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현판식에서도 일부 '풀 기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취재진을 5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게 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자들로부터는 인수위의 '소통 부족'에 대한 볼멘소리도 흘러나왔다.
인수위 현판식 이후 오후 2시 38분께 박 당선인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정무팀장이 기자실에 나타나 "비서는 입이 없다"고 한 말도 인수위의 '철통 보안'과 맥을 같이 한다.
이 팀장은 "(기자들한테) 양해를 구하러 왔다"며 "비서는 귀만 열리고 입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전에는 너무 자연스럽게 (기자를) 만나고 17년 동안 습관이 돼서 막 했는데 저쪽에(비서실에) 가서는 외과수술을 해서 입을 없애버렸다"고 농을 던졌다.
이는 비서실로 건너온 만큼 선대위에서 공보팀장을 맡으며 언론과 직접적으로 소통해왔던 것 만큼 말을 많이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이지만, 인수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나온 1차 인수위 전체 회의 결정사항도 '철통 보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가 자문위원제를 설치하지 않고 대외 공보활동의 창구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을 비롯해 전 인수위 구성원이 직권남용 및 비밀누설 금지에 대한 경감심을 공유했다고도 했다.
결국 1차 인수위 전체회의 결정 사항 네 가지 가운데 '규모는 작지만 생산적인 인수위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전부가 '내부 입단속 강화'와 관련돼 있는 것이다.
실제 자문위원제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보안 때문이냐'는 질문에 윤 대변인은 "보안 때문은 아니다"면서도 "정리하지 않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마치 결정된 듯한 인식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혼란은 역대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인수위 보안 유지를 위해서라는 언급이다.
이어 "우리는 인수위 관련 법률에 따라서 대외 공보활동의 창구로 명시된 대변인을 대언론, 대공보 활동 창구로 단일화하기로 했다"며 "바꿔 말하면 여러분이 취재하는 데는 굉장한 도움이 될 거다. 낙종도 특종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철통보안'이 자칫 대국민과의 소통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미 인수위 인선과 관련, 야당으로부터는 '밀실 인사', '깜깜이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