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오는 2013년 증권업계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고 있어 이들로 인한 업계의 지각변동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들 간의 마진 경쟁과 참여자 증가,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업계의 수익성은 악화 일로에 있고, 그나마 유입되던 금융자산은 저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체되고 있어 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잠재적 M&A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증권사로는 대형사에선 대우와 현대, 우리투자증권이 있으며, 중소형사에선 동양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 아이엠투자, 애플투자, 골든브릿지증권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잠재적인 인수 대상자로는 증권업 신규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롯데그룹과 포스코, KT, DGB금융지주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산업자본이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사업영역 확대 뿐만 아니라, 모회사 또는 그룹 금전적 자산의 효율적 운영, 계열사 등의 원활한 자금 조달, 리테일 고객 기반 공유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미 증권업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형화를 통한 계열 증권사 경쟁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현대차그룹과 KB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성경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업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M&A의 목적은 대형화"라며 "인수자의 자금 여력을 감안할 때 유력한 인수 참여자 후보는 현대차그룹과 KB금융지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들의 경우 대형 증권사인 대우와 현대,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조 애널리스트는 "보다 가시적인 M&A 대상은 우리투자증권"이라며 우리금융 민영화의 경우는 이미 정해진 있는 수순이기 때문에 대형화를 노리고 있는 인수자들의 관심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인수합병이 2013년 증권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며 "증권사 인수를 통한 간접 효과와 역사적 저평가 국면에 있는 가격을 감안할 때 M&A에 대한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권업계 내에서의 자생적 구조재편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대주주들의 강한 지배구조와 동일한 사업모델 등을 감안할 때 업계의 자체적인 인수합병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권산업의 자생적 구조재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단언하며 증권사 대주주들의 강한 지배구조와 금융당국의 정책적 한계, 동일한 사업모델 하에서의 합병 시너지 부재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특히 "대형 또는 중형 이상 증권사는 대부분 은행 또는 그룹 계열화가 이뤄져 있어, 모그룹이 경영난을 겪지 않는 한 증권사 라이센스를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증권업계의 구조재편은 자생적이라기보다는 모그룹의 경영난에 따른 증권사 매각이 주된 요인이었고, 이 경우에도 시너지가 약한 증권사 간의 합병 보다는 신규 진입을 도모하는 금융자본 또는 산업자본이 인수 주체가 됐다.
또한 은행, 보험 등 타 금융권 또는 산업자본의 증권사 라이센스에 대한 잠재적 수요 역시 증권업계의 자생적 구조재편을 막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 애널리스트는 또한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증권사 간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고, 대형화를 위한 자본 요건이 3조원 이상으로 높아 소형 증권사 간의 합병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