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경쟁력 탄탄, 자연스럽게 극복될 일"
[뉴스핌=김민정 기자] 글로벌 삼성과 LG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저항이 거세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전세계로 사업을 본격 확장한 지 단 몇 년 만에 북미시장에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 각 부문의 지배적인 위치로 떠오르자 현지 기업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IT와 가전분야에서 세계 유수 기업들을 제치고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약진으로 지난 3분기 4년 연속 1위의 점유율을 고수했다.
이에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월풀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삼성과 LG와 각종 소송전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너무 잘나가는’ 삼성∙LG, 美 IT∙가전시장 접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IT 및 가전 분야에서 현지 기업들을 제치고 1,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인정을 받을 때마다 브랜드의 힘도 점차 강해져 다른 분야에서의 점유율 상승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미국 휴대폰시장에서 지난 10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26.3%로 세 달 전에 비해 0.7%p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3분기 이후 4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TV부문에서도 최근 몇 년간 1, 2위 자리를 지키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세계 평판TV 점유율은 각각 25.2%, 14.0%로 1,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시장에서도 13.49%의 점유율로 13.54%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현지기업인 월풀과 격차를 0.05%p까지 줄였다. 지난 3분기 드럼 세탁기 시장에서도 LG와 삼성은 각각 23%, 14.5%의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하면서 월풀을 제쳤다.
◆ 美 현지 기업들 ‘움찔’, 저항 잇따라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제조사인 애플은 전세계에서 삼성전자와 소송전쟁을 벌이며 ‘밥그릇’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애플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의 26개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요청을 신청했지만 기각 당했다. 현재 애플은 이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스마트폰과 TV에 이어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삼성과 LG의 힘이 세지자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월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월풀은 삼성과 LG가 냉장고와 세탁기가 공정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이 두 회사들을 잇따라 제소했다. 그럼에도 냉장고에 대해서는 미국 내 산업이 실제 피해를 봤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아 반덤핑 과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세탁기와 관련해서는 현재 내년 1월 중으로 예정된 국제무역위원회(ITC) 회의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ITC가 공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면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 “뛰어난 제품 경쟁력…저항해도 소용없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지 기업들의 저항을 삼성과 LG가 이미 제품경쟁력으로 대응해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제품력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후진국에 비해 생산부문의 고용창출 기여비중은 크지 않지만 판매∙사무 분야의 고용과 법인세 납부 등으로 현지시장에 대한 기여도도 적지않다.
LG경제연구원의 이진상 책임연구원은 “애플의 경우 미국 내 고용 창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반면, 삼성과 LG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오스틴 지역에 4조2000억원을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내 토종기업들이 반덤핑 제재 등과 같은 저항을 하고 있는데 제품경쟁력이 삼성이나 LG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이런 기업들의 저항에 대해서는 제품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대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호무역 등의 견제는 있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이 1~2년의 일이 아니라 법무 쪽으로도 강화돼 있어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력으로 현지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며 “월풀과 GE 같은 곳들이 예전만큼 못한데다 관세를 올린다고 해도 제품력이 워낙 좋아서 소비자들이 찾는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