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 회사채 수요 넘쳐
[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가 발행하는 회사채가 몽땅 팔려나갔다.
내수업체, 특히 유통업체가 발행한 'AA'등급 이상의 회사채를 선호하는 일본계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투자가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엔화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일본계 자금의 회사채 투자는 훨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4일 3년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한다.
발행금리도 공모희망금리 상단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 + 0.25%p'보다 0.07%p 낮은 수준에서 정했다.
공모 희망금리범위 내의 수요 물량은 총 1500억원이었고, 금리수준 '국고채 3년물 수익률 +0.18%p'에서 투자자 한군데가 발행물량 1000억원을 수요참가로 채워버린 것이다.
이렇게 회사채 수요가 넘쳐 흐른 것은 최근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어면서 'AA'등급조차 수요미달에 시달리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AA'등급이상의 내수업종 특히 유통업 회사채를 선호하는 일본계 자금이 이번에도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롯데 하이마트가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요예측에서 일본계 투자자 한군데가 3000억원 몽땅 쓸어갔다.
회사채 3000억원은 지난 17일 공모희망금리 상단 '국고채 3년물 수익률 + 0.39%p'보다 0.04%p 낮은 3.22%에서 발행됐다.
일본계 자금이 몰려오면서 수요물량이 넘쳤을 뿐 아니라 발행금리수준도 당초 예정보다 0.04%~0.07%p가 낮아진 것이다.
회사채 시장에 투자하는 일본계 자금은 주로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은행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지점, 미쓰비시도쿄UFJ 서울지점 등이다.
이들이 눈여겨 보는 투자대상은 등급 'AA'이상의 내수위주의 우량 대기업들이 발행하는 3년 만기 회사채다.
일본계 자금의 이같은 투자는 엔화 환율과는 무관하게 그간 꾸준히 지속됐다. 이번 투자가 기존한도내에서 투자하는 것이거나 소위 와타나베 부인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리테일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회사채 투자 관계자는 "올해만 해도 롯데계열사와 현대백화점, 삼성토탈 등의 내수기반 회사들의 회사채에 예외없이 수요참가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엔화의 가치하락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더구나 시간이 갈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원화 회사채를 구입하고 만기에 상환받아 다시 엔화로 바꾸면 투자수익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한 채권 매너저는 "환 리스크를 헤지하지 않고 투자하는 등 엔화 가치 하락 지속을 전제로 이전에 비해 회사채 투자환경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기에 다소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한도까지 늘어나면 회사채 투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