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대선 후보들이 금융정책 공약으로 내세운 금융감독원 분리가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사 올리버와이만의 제이콥 후크 총괄부사장은 7일 한국보험학회 주관으로 열린 정책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이른바 '쌍봉형(Twin Peaks) 감독체제'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쌍봉형 감독체제란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을 서로 다른 기관에서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영업행위 감독은 소비자 보호와 관련돼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의 분리'라는 의미도 있다.
후크 부사장은 네덜란드와 호주가 쌍봉형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기관 간 갈등만 일으키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졌다고 소개했다. 또 쌍봉형이 다른 모델보다 금융위기 대응 능력에서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도 쌍봉형을 도입했을 때 예상되는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새로운 감독 체계로의 전환 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양희산 전주대학교 교수(금융보험부동산학부)도 주제발표에서 "쌍봉형은 기관 간 견제심리가 강한 우리나라 풍토와 맞지 않다"며 "둘로 쪼개진 기관은 서로 조직과 권한을 늘리려고 해 규제 혼선과 운영비 증가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통합 감독체제(금감원) 스스로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상충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면서도 규제 권한의 독점과 거대화 문제는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