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주의' 재계 전반 확산 분위기
[뉴스핌=양창균 기자] 올 재계의 인사에서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근거한 '삼성스타일' 인사문화가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연말 그룹 인사 때 마다 '신상필벌(信賞必罰)'에 근거한 엄격한 성과주의 원칙을 적용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에서 시작된 올 연말 그룹 인사에 이른바 '삼성스타일'의 성과주의 인사문화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성과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그룹의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
삼성 내 성과주의 인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점은 이건희 회장 취임부터다.
지난 1987년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건희 회장은 가장 먼저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바로 세우기 시작했다. 취임 초기부터 이 회장은 신상필벌에 기반한 성과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최고의 대우를 보장했다.
이러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받은 삼성의 모습은 상상이상으로 달라졌다.
이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은 올해 삼성의 매출규모는 383조원을 넘기며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매출규모만 비교해도 이 회장 취임 때 보다 무려 39배가 늘어난 것이다.
시가총액 역시 25년전 1조원에서 303조2000억원으로 303배 가까이 커졌다. 이 회장의 성과주의 원칙이 반영된 '삼성스타일'의 인사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
재계에서도 '삼성스타일' 인사원칙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미 인사를 마친 LG그룹이나 신세계그룹 등에서도 '삼성스타일'의 성과주의 인사를 반영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고졸 사원 출신인 LG전자 조성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세탁기를 글로벌 1등으로 만든 주역이다.
LG전자 해외영업통인 신문범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 사장은 인도사업에서 큰 성과를 올리면서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과 함께 중국법인장이라는 중요한 책무를 맡았다.
또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승진한 한상범 부사장 역시 성과주의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얘기하고 있다. 사장으로 올라선 한 부사장은 3D FPR(필름타입 패턴 편광) 기술로 세계시장 점유율 1등을 달성하고 3분기에 세계경기 침체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달 초 인사를 낸 신세계그룹도 신상필벌의 원칙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여러 악재에 시달렸던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등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김해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의 경우 사장 승진과 함께 그룹 경영전략실장에 선임, 성과주의 인사원칙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김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로 지난 2005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맡은 뒤 7년 만에 회사를 5배로 키운 성과가 인사에 반영됐다..
필벌의 원칙이 적용된 사례도 눈에 띈다. 지난달 말 그룹인사에서 현대중공업은 예년과 달리 승진폭을 크게 줄였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부진한 실적을 반영해 임원 수를 지난해에 보다 10% 축소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신상필벌의 인사원칙이 연말 인사를 준비중인 다른 그룹에서도 어느 해 보다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