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방안 협의 가능성
[뉴스핌=노희준 기자]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후보직 사퇴 이후 지난 26일 서울에서 손학규 민주통합당 전 대표를 비공개로 회동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만남은 고사하고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문 후보와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대척점에 서 있었던 손 전 대표와 먼저 만난 것이라 눈길을 끈다.
특히 이날은 손 전 대표가 문 후보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 날로 손 전 대표 입장에서는 같은날 안 전 후보, 문 후보를 모두 만난 것으로 추정돼 당일 손 전 대표의 역할이 많은 관측을 낳고 있다.
안 전 후보측 정연순·유민영 대변인은 2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손 전 대표측에서 (안 전 후보) 위로차 연락이 왔다"며 "(안 전 후보가)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잠깐 만났고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안 전 후보가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직후라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적 행보 등에 대해 두 사람 간에 폭넓은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안 전 후보가 만난 손 전 대표는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 및 친노(노무현)세력과 경선 룰과 당내 패권주의 등을 두고 격한 대립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손 전 대표는 경선 패배 이후 두달여간 칩거해 오다 지난 27일에야 문 후보 유세 현장에 나타났다.
주목되는 것은 지난 26일은 손 전 대표가 서울 모처에서 지지 의원단과 '번개모임'을 갖고 문 후보와 여의도에서 한 시간 가량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날이라는 점이다. 손 전 대표는 같은날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를 모두 만난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26일 밤 8시께 의원단과 손 전 대표의 번개모임이 있어 (마포에서 손 전 대표를)만났는데 손 전 대표가 식사를 하고 왔다고 했다"며 "(식사를) 일찍 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안 전 후보를 만나고) (식사를) 하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손 전 대표는 오후 8시 40분께 여의도로 문 후보와 회동하러 간 후 1시간 가량 있다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손 후보는 '번개 모임'에서 지지 의원들에게 당내 경선 과정의 응어리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손 전 대표는 안 전 후보의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 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듣고 종합적으로 상황을 고려해 이같은 지원 입장을 의원단에 말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한편으로 손 전 대표가 이날 문 후보와의 만남에서 안 전 후보와의 회동 사실이나 대화 내용을 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손 전 대표가) 중간에서 이쪽(문 후보) 저쪽(안 전 후보) 입장을 다 알고 분위기도 가장 잘 감지하고 얘기 전달 할 게 있으면 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내달 3일 열리는 안철수 캠프 공식 해단식에 급속히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해단식에는 캠프 인사들과 자원 봉사자는 물론 지역 포럼 대표 등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 등에 대한 특정한 메시지를 줄지 주목된다.
안 전 후보가 사퇴 기자 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데다 손 전 대표를 만나 폭넓은 얘기를 나눴을 것으로 보여 문 후보 지지에 대한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친노를 배제하고 손 전 대표와 향후 정치적 행보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추측도 일각에서는 제기한다.
내달 3일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안 전 후보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한층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