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구글을 포함한 미국 대표 기업들이 재정공백과 부채위기에 시달리는 유럽 주요국 정부의 ‘표적’으로 부상했다.
이들 기업이 유럽에서 올리는 매출액에 비해 세금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 유럽 국가의 주장.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일제히 미국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에 팔을 걷었다.
구글이 지난해 영국에서 올린 매출액은 40억 달러에 이르지만 법인세는 1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영국 정부는 물론이고 경쟁 업체까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구글은 아일랜드에서도 지난해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세금은 ‘푼돈’ 수준이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주장이다.
가뜩이나 눈덩이 부채와 재정부실로 위기를 맞은 유럽 정부들은 미국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금을 대대적으로 올리겠다는 움직임이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닷컴 등 대규모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이 지극히 소액이거나 아예 내지 않는 인터넷 기업이 표적이 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주 구글과 아마존닷컴, 스타벅스에 회계 조작으로 법인세를 피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을 것을 경고했다.
프랑스는 아마존닷컴에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누락된 법인세와 함께 벌금을 내라는 독촉장을 발송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인터넷 산업에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세금 납부에도 국경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는 구글에 대해서도 미납된 법인세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유럽에서 91억 달러의 매출액과 2000만 유로의 세후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지만 세금은 800만 유로에 그쳤다. 유럽 법인을 다국적 기업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룩셈부르크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기업의 경우 무형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동안 적정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지 못했다는 것이 유럽 주요국의 주장이다.
미국 다국적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것은 유럽뿐만이 아니다. 최근 호주 정부는 애플에 2950만 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낼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가뜩이나 재정절벽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미국 기업의 투자와 채용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