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값싼 패션상품의 고급화 선언…사실상 백화점에 도전장
허태수 GS샵 대표 |
지난 2009년 홈쇼핑업계가 수년간 성장정체로 고전하던 당시 “이름, 얼굴, 체질까지 다 바꾸겠다”며 ‘GS샵’으로 브랜드 통합을 선포하는 기자간담회 이후 3년만이다.
허 사장은 이번엔 “패션·뷰티 상품군 고급화”를 선언하고 사실상 백화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명품을 비롯한 값비싼 고급의류와 경쟁할 만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7일 GS샵이 브랜드 통합 3주년을 맞아 강남 청담동에서 개최한 ‘윈터 컬렉션’ 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홈쇼핑에선 티셔츠, 운동복 같은 저가류 중심으로 팔았지만 (고객들이) 고급패션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백화점은 너무 비싸고, 홈쇼핑은 충분히 중저가에서 중고가대로 (상품수준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는 내쇼날 브랜드 중심이었지만 유명 패션디자이너와 함께 콜라보레이션(공동작업)으로 상품개발도 확대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허 사장이 3년전 홈쇼핑 사업의 성장정체 돌파구로 ‘GS샵’이라는 브랜드 통합을 들고 나왔다면 이번엔 ‘수익 개선’ 방안으로 대표적인 고마진 상품으로 꼽히는 ‘패션·뷰티’를 카드로 꺼내든 셈이다. 이날 첨단유행의 메카 청담동에서 패션쇼를 포함한 ‘윈터 컬렉션’을 개최한 것도 앞으로 이 분야에 특화해 공격적으로 펼쳐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허 사장의 이러한 승부수는 바짝 추격해 오고 있는 CJ오쇼핑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총 거래액인 취급고 기준으로는 GS샵이 선두를 점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면에서는 경쟁사 CJ오쇼핑에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GS샵 영업익은 499억원으로, 685억을 올린 CJ오쇼핑에 밀렸다. CJ오쇼핑은 이익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PB(자체 브랜드) 의류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분기 들어서는 그나마 선방했다. GS샵 3분기 영업익은 300억원을 거둬 CJ오쇼핑(287억원)을 눌렀다.
허 사장은 ‘CJ오쇼핑에 비해 실적이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패션쪽을 강화하면 수익차이가 날거다. 연말쯤에는 비슷하거나 상회하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