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민주는 마초정당" vs 민주 "박 후보 여성대통령은 무임승차"
[뉴스핌=이영태 기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야권 간에 '여성대통령론'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이 지속되고 있다. 유권자의 50%를 차지하는 여성의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지루한 싸움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 민주당 "여성대통령론은 여성의 진보 행보에 무임승차하려는 것"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사진: 김학선 기자]
민주당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는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은 허구"라며 "여성의 진보를 위한 행보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민주당 여성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여성 위원들은 "박 후보는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을 살리고 포용하는 삶을 살지 않았고 그런 정치를 해 오지 않았다"며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그런 투쟁의 현장에도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권세를 누리고 대통령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후광정치'의 후진적 한 사례일 뿐"이라며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 주장은 정치혁신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대통령의 덕목인 평등, 평화지향성, 반부패, 탈권위주의 등은 그 정치인의 삶과 정치 활동 속에서 만들어지고 실천됐을 때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오랜 정치활동 과정에서 여성을 대변하고 대표해서 활동해오신 것이 있는지 좀 더 되짚어봐야한다"면서 "예전에 개봉했던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 '단지 그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다. 혁신은 내용으로 이야기해야지 어느 한 사람의 성별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도 같은 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저서 '생명의 정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 발언을 거론하며 "그동안 권위주의와 가부장제와 싸워온 다수의 여성을 모독했다"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혁명이 아닌 역사의 반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권위주의의 태내에서 태어나 한번도 정치적 여성으로 살아오지 않았다. 여성들이 박빙의 삶을 살 때 억압했던 대표주자"라며 "'이제와 생각해보니 내가 여성이었어'라고 커밍아웃하고는 정치쇄신이니 혁명이니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 새누리 "민주당 정당문화는 마초주의 기반"
반면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 제기로 대선국면에서 여심을 자극하고 역사의 진보를 주창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비판을 김광진 의원의 '막말논란'과 연계시켜가며 '마초정당'이라고 원색적인 비난공세에 나섰다.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 후보에게 야권은 감히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느니 정치적 남성성이라느니 참지 못할 인격적·모욕적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며 "그 자체가 수구적이고 역사 퇴보적"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 동안 선조 할머니·어머니 등 여성 선배들이 역사의 고난 속에서 희생과 헌신을 한 결과 뛰어올 수 있었다"며 "그분들의 억척스러운 삶에 대해 정치적으로 남성,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여성이 고난에 강한 것은 역사가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야당은 아이를 갖지 못한 사람이라고 폄훼했는데 이는 여성을 상대로 한 모욕적 발언"이라며 "박 후보는 미혼의 몸으로 험난한 정치세계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몸으로 보여왔다. 국가와 결혼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정몽준 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여성 대통령 출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자 야권은 여성을 위해 한 것이 없다는 실망스런 발언을 했다"며 "기본적 예의와 분별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박 후보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고 한 것은 인격모독이자 인권유린"이라며 "시대착오적 논리로 여성 대통령 출현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폄훼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21세기 한국 정치권에 아직도 남성우월적 시각이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을 뵐 면목이 없다"며 "민주당이 여성 대통령 폄훼하고 헐뜯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청산돼야 할 가부장적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근혜 후보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동 아일렉스빌딩에서 열린 '여성혁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해 "어머니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여성 대통령의 탄생은 가장 큰 변화와 쇄신"이라고 말해 여성대통령론 공방을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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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