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개혁안, 은행테스트 결과 주목
[뉴스핌=권지언 기자] 스페인의 구제금융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후반 발표될 스페인 관련 정책결정 및 보고서 등이 구제 요청 결정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가 27일(목) 발표할 2013년 예산안 및 경제 개혁안과 28일(금) 공개 예정인 스페인 은행부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그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행조건 부담을 들어 국가 구제금융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세가지 발표 내용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될 경우 스페인을 둘러싼 불안감이 한층 누그러질 것이고, 그에 따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재가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해당 조건들을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예산안과 관련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7월 초 발표됐던 내용에 더해 스페인 정부가 감축안 세부안들을 새로이 추가 공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7월에 제시된 예산안은 2014년까지 650억 유로를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경제 개혁안과 관련해서는 새 경제 개혁안에 65세 이전 조기 은퇴를 제한하는 내용과 신규 세제 및 직업 교육 프로그램 등의 내용이 포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이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스페인 은행 14곳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들의 총 자본 부족분은 약 600억 유로(원화 86조 6400억 상당)로 추정돼 지난 여름 실시됐던 테스트와 비슷한 결과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번 결과에는 개별 은행들의 자본 부족분에 대한 세부 사항이 추가돼 유럽연합(EU)의 1000억 유로 은행 자금지원 제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 구제금융 신청까지 장애물 산재
이번 주 발표되는 예산안과 개혁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들이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에 청신호가 된다 하더라도 라호이 총리의 실질적 구제 요청까지는 적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스페인 내에서 긴축 반대 시위가 점차 폭력 양상을 띠면서 과격해지는 모습인 데다, 지방 정부들의 독립 움직임 역시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마드리드 의회 앞에서 진행된 긴축 반대 시위에서 적어도 15명이 연행되고 9명이 부상했다.
또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오는 11월25일 조기총선 실시를 촉구하고 나섰는데,관측가들은 마스 수반이 재정 독립 요구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라호이 총리 스스로가 구제요청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17일 스페인 유력지 엘파이스는 라호이 총리와 루이스 데 긴도스 재무장관이 구제금융 요청에 대해 시각 차를 드러내고 있다며 재무장관은 추진을 원하고 있지만 라호이 총리는 요청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10월 EU정상회담 전까지 요청할 듯
이 같은 난제들에도 스페인이 결국 구제요청에 나설 것이란 시각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날 바클레이즈는 스페인이 다음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열리는 10월 18일과 19일 전까지는 구제 요청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라호이 총리 역시도 국채금리 상황이 급변할 경우에는 구제 요청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라호이 총리는 WSJ지와 대담에서 스페인 정부가 EU 구제기금 중 어떤 것을 적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지금은 말할 수 없고, 스페인 정부는 수반 조건들이 합리적인지를 살펴볼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다만 그는 스페인 국채금리가 “너무 오랜 기간 지나치게 높게” 유지된다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100% 장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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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