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의약·음식료 선방...유동성 랠리 실종
[뉴스핌=문형민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QE3) 이후 예상과 달리 경기민감주 보다 경기방어주의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 미 연준 등이 잇따라 유동성 확대 정책을 내놓았지만 '유동성 랠리'는 나타나지 않았고, 시장은 여전히 경기 부진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QE3가 발표된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후 24일까지 전기가스업종 지수가 8.73% 급등, 가장 높은 업종 중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7% 오른 것에 비해 3배 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뒤를 이어 의약품업종(6.64%), 음식료업종(6.38%) 등의 상승폭이 컸다. 전기가스업과 의약품, 음식료업 등은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업종이다.
(자료 : 한국거래소, 9월13일 종가 대비 24일 종가) |
종목별로도 한국가스공사가 이 기간 21.62% 급등했고, 음식료업체인 빙그레와 오뚜기가 각각 19.44%, 18.23% 상승했다. 유한양행, LG생명과학, 녹십자홀딩스 등 의약업종의 대표종목 등도 두자릿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민감주인 철강금속, 금융업 등은 3%대 상승에 그쳤다. 화학, 운수장비, 건설, 전기전자 등도 2%대 상승으로 코스피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대우증권 한국금융지주 현대증권 등 증권주는 10%대 상승률이었지만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등 은행주는 4~5% 상승에 그쳤다. POSCO 현대제철 등 철강주도 2% 초반대로 코스피 상승률을 밑돌았다.
당초 증시 전문가들은 QE3 이후 앞서 QE1, 2를 시행했을 때와 같이 유동성 랠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도 나왔다. 그렇지만 실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 것.
이에 대해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QE3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리스크 회피 심리가 그리 높지 않았다"며 "이미 6~7월부터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Macro Risk Index(MRI)는 QE1과 2가 시행된 2008년말과 2010년8월에 각각 0.8, 0.6이었다. 하지만 이번 QE3 시점에는 0.1을 밑돌며 위험도가 이미 낮아진 상태였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7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조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랠리 보다 유럽지역 리스크 완화와 미국 경기 모멘텀 강화에 따른 연말까지의 상승 추세 가능성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향후 관건은 유동성 확장이 실물 경기로 전이되는 효과"라며 "QE1, 2 시기에도 정책 시행 이후 3~4개월간 주요 지표의 전반적인 개선 흐름이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증시 역시 우상향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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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