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ㆍ하이스코 최대 성과금..동국제강 등은 깎여
[뉴스핌=김홍군 기자]철강업계의 올해 임금협상 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세아베스틸 등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기업들은 임금인상과 함께 사상 최대의 성과금으로 따뜻한 추석을 보내게 된 반면, 일부 기업들은 성과급은 고사하고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세아베스틸 등 주요 철강기업들의 올 임금협상이 마무리됐다. 동부제철 등 일부 철강사의 임금협상이 아직 진행중지만, 대부분의 철강사들은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추석 연휴를 맞는다.
올해 철강업계의 임금협상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이다.
현대제철은 올 임금협상에서 부분파업과 노사 잠정합의안 부결 등의 홍역을 치른 끝에 사상 최대의 성과물을 노조에 안겼다.
9만4900원(5.4%)의 임금인상과 함께 성과급 300%, 일시금 및 격려금 890만원이 노조원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휴직기간 연장(18개월), 정년 연장(59→60), 의료지원비 상향, 유아휴직 연장 등은 덤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15조2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9.1%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도 23.1% 증가한 1조3042억원을 기록했었다.
현대하이스코도 임금 9만2000원 인상, 성과금 300%, 격려금 63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에 합의하며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현대하이스코가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의 임금협상 결과도 나쁘지 않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타결한 임금협상에서 2012년과 2013년 임금을 3%씩 인상하는 한편, 성과금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시키며 임직원들의 기를 살렸다.
분기별로 영업이익의 5.5%를 경영성과금으로 주고 있는 포스코는 올 상반기 실적악화로 성과금규모를 50~60%로 축소했지만, 앞으로는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100% 이상의 성과금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
이는 경기불황과 그에 따른 실적악화로 위기극복에 매달리고 있는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세아베스틸도 올해 임금을 2.5%(기본급 기준) 인상하고, 800%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임금이 동결되고, 성과금이 깎이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4월 일찌감치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한 동국제강은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의 임금 동결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이후 3년만으로,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감소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겨우 적자를 면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상ㆍ하반기로 나눠 지급돼 온 성과금도 올 상반기에는 없었다.
동부제철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만족할 만한 임금인상은 없을 전망이다.
이밖에 대양금속과 미주제강, 비앤비성원 등 일부 철강사들은 워크아웃 및 M&A로 임금인상은 커녕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쁜 상황이지만, 예년과 별 차이 없이 추석 전에 대부분 철강사들의 임금협상이 마무리됐다”며 “기업별로 실적과 내부사정에 따라 협상결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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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