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은 독일의 보쉬와 중국의 트리나솔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물리치고 세계적 태양광 전문회사인 독일의 큐셀(Q-Cells) 인수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세계 3위의 태양광 회사로 도약하게 됐다.
다만,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로 인해 큐셀 인수에 따른 성공적인 시너지 창출 및 추가투자에 상당한 어려움도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6일 독일 현지에서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솔라독일(Hanwha Solar Germany)를 통해 큐셀과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큐셀의 독일 본사 및 생산공장, 말레이시아의 생산공장, 미국·호주·일본의 영업법인 등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계약은 29일 독일 현지에서 큐셀社의 채권단이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이번 자산양수도 계약으로, 한화그룹은 △큐셀 독일 본사의 R&D센터와 셀(200MW) 및 모듈(120MW) 생산공장 △말레이시아의 셀(800MW) 생산공장 △미국·호주·일본의 영업 법인 등을 인수하게 됐다. 인수하는 셀 생산규모만 1GW에 이른다.
한화 측은 큐셀의 부채 중 말레이시아 정부와 큐셀 말레이시아 법인간 차입약정에 의한 대출금(약 3000억원)을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향후 태양광 사업 육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협조 하에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 모든 계약 조건에 따른 자산양수도 계약의 인수금액은 4000만 유로(약 555억원)며, 10월 초 클로징(Closing) 전까지 추가협상에 따라 실질적으로 1000만 유로(약 139억원)이하까지도 감액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독일 측 협상단은 지난 10일부터 3일간 한국을 방문, 주요 조건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한 뒤 8월 중순 경 최종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 주도로 진행돼온 주요 조건에 대한 협상이 재판 선고 이후 난항을 겪으면서 최종 자산양수도 계약 체결이 지연됐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지금까지 화석연료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선도해왔다면, 그린 에너지는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이라며 "태양광 사업을 통해 세계 TOP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 4월 3일 파산신청을 한 큐셀 인수를 위해 100여 명에 이르는 큐셀 인수추진팀을 꾸렸다. 5월 이후부터는 독일 큐셀 본사에 대한 두 차례의 실사와 말레이시아 공장에 대한 세 차례에 걸친 실사를 신속하게 진행, 큐셀 인수 성공이라는 결실을 거둬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기존 한화솔라원의 1.3GW 셀 생산규모에 큐셀의 1GW 생산설비를 더함으로써, 연간 2.3GW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셀 생산회사로 도약하게 됐다.
큐셀은 일시적인 태양광 분야 침체기에 더해 유럽발 금융위기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독일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정책이 변경되는 등 시장상황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채 지난 4월 3일 파산신청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큐셀은 1999년에 설립돼 2008년 셀 생산 능력 세계 1위에 올랐으며, 2010년 매출액 1조9천억 원, 2011년 매출액은 1조5000억 원을 기록한 세계적인 태양광 셀 제조회사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550MW의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엔지니어링, 구매, 건설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의 전 영역) 사업을 통해 개발, 파이낸싱, 매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세계적인 태양광 회사를 최대 555억원이라는 적은 금액에 인수하게 됨으로써, 한화그룹은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향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호황에 이를 때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낼 수 있게 됐다.
특히 큐셀은 250여 명에 이르는 R&D 및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셀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연구소를 두고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한화그룹으로서는, 큐셀 인수를 통해 미래 태양광 기술분야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더 큰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셀을 사용하는 모듈에 대한 덤핑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는 셀을 통해 이러한 덤핑 규제도 피해갈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한화그룹은 유럽·아시아·호주·미국 등 11개 지역에 이르는 큐셀의 광범위한 글로벌 영업 거점과 한화솔라원의 기존 영업망을 양대 축으로 삼아, 글로벌 판매망 확대라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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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