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한화그룹 관련주가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며 16일 급락했다. 오너인 김승연 회장이 회사와 주주들에 수 천억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로 법정구속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한화그룹주가 단기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날 증시에서 한화는 장중 한때 4% 넘게 하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이며 전일 대비 2.59%(800원) 내린 3만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집행유예 정도가 나올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징역 4년과 함께 법정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심에 악영향을 미쳐 낙폭이 컸다.
그룹내 다른 핵심계열사인 한화케미칼도 3% 정도 빠졌다가 0.46%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반면 금융계열사인 대한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각각 0.53%, 2.1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김 회장 구속이 향후 한화그룹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펀더멘털이 문제가 없고 실적이 받쳐주면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례를 봐도 오너의 구속에 따른 단기 하락은 있어 왔지만 중장기적으론 실적 등 펀더멘탈이 우선시돼 왔다"며 "계열사마다 전문경영인이 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 역시 "그 동안 한화의 '오너 리스크'는 어느 정도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단기급락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라고 했다.
반면 김 회장의 구속에 따라 대형 사업에 차질이 생겨 장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당장 한화는 국내 단일 사업 수주로는 사상 최대 규모(9조 4000억원)인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와 독일의 태양광업체인 큐셀 인수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두 사업 모두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일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른 사업과 달리 대규모 수주계약이나 M&A는 특히 해외에서 오너가 있고 없고가 큰 차이가 있다"며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질지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원은 이날 회사와 주주들에 수 천억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법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 벌금 50억원을 판결했다. 불구속 재판을 받던 김 회장은 이날 선고와 동시에 법정구속됐고, 김 회장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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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