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캠프 'NO', 최종 당 대선후보 캠프 'YES'
[뉴스핌=노희준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캠프 진영을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올해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서지 못하는 박영선·이인영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젊은피'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안팎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신임대표로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이들이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 규정 개정을 통해 올해 당내 대선 경선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의가 무성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는 단계에서 '당권-대권' 분리 개정 논의가 자취를 감추면서 이들의 민주당 대권 도전 길은 사실상 봉쇄됐다.
경선룰 논의가 결선투표제 도입과 모바일 투표제 문제점 보완, 국민배심원단 도입, 예비경선 도입 등의 문제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지난 1·15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기 때문에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 경선이 본격화되고 후보들이 캠프 구축에 돌입하면서 이들의 정치 행보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정치적 무게감이 대선 출마설이 나돌 정도인 데다 이들 중에는 특정 세력의 대표성을 띤 인물(이인영 의원)도 있어 당내 경선주자로부터 러브콜의 대상이었다는 후문이다.
7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들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특정 캠프에 합류하기보다는 당의 최종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 캠프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박영선·이인영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특정 캠프에 못 들어간다"며 "다들 자기정치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의 최종 후보가 정해지고 선대위가 꾸려지면 그 선대위에서 일할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후보 캠프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모든 캠프에 합류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당 불모지 대구에 도전했지만, 지역주의 벽을 넘지 못한 후 중앙에도 올라오지 않고 대구지역의 바닥을 다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특정 캠프하고는) 일절 뭘 하지 않는다"며 "대구경북을 추스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대구의 경우 민주당 권리당원이 500명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특정 캠프를 선택하면 그나마 얼마 안되는 당원이 찢어지면서 본선을 치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구에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살아남는 게 내 정치의 가장 큰 내용"이라며 "여기와서 견뎌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에겐 특정 캠프보다는 민주당으로서 척박한 대구 지역에서 지역주의의 벽을 뚫고 뿌리를 내리는 게 시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그 후보의 경북지역 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전 의원도 "아직 구체적인 얘기를 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누가됐든 그 후보를 가지고 대구경북에서 뛰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상대적으로 대선 출마설이 가장 많이 돌았던 박 의원도 그의 이력상 당 경선 단계에서 특정 캠프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서울시장 출마, 당 대표 출마에 이어 법사위원장까지 꿰찬 그가 경선후보 밑으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논리다.
실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저서를 출간한 지난달 17일 오후 박 의원은 자신의 저서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라'의 북콘서트를 서울에서 연 바 있다. 지난달 광주 콘서트에 이은 두번째 행사로 박 의원의 '자기정치' 행보적 성격이 짙다.
여기에 여성출신으로 최초 국회 법사위원장에 오른 점도 그가 물리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영선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캠프측으로부터 영입 레브콜을 받은 적 없냐는 질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고민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의원은)특정 캠프보다는 국회 법사위원장 일이 크고 법사위원장 일을 하기에도 바빠 그 일에 충실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소속 이인영 후보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최근 더 주목을 받았다. 본경선을 앞두고 당내 대선 지지후보 결정 투표를 벌였던 '민평련 투표'가 있었던 데다 그는 김근태 의원의 직계로 평가되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행보는 '민평련 흐름'과 연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의원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발힌 바 있다. 문제는 비록 손학규 후보가 민평련 지지 후보 결정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공식적인 지지 후보로는 결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손 후보의 민평련 지지 결정 투표 1위는 이 의원 등이 밀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직접적으로 이 의원이 특정 후보 캠프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손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제친 것은 이인영 의원이 힘을 썼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 의원이 특정 캠프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이 직접 움직이지기보다는 이 의원과 가까운 젊은 의원들을 손 캠프쪽으로 보낼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의원과는 이날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상임위 해외 출장 중이라고 의원실 측은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전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평련 핵심은 움직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