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사진)이 SK텔레시스 구하기에 발벗고 나섰다. 누적손실이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난 SK텔레시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여기에 최 회장이 참여키로 했다.
7일 SK그룹등에 따르면 올림픽 참관 차 영국 런던을 방문중인 최신원 SKC 회장이 SK텔레시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개인 대주주 자격으로 나선다. 지난주 SK텔레시스는 이사회를 열고 390여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
SKC 역시 이번주 중에 이사회를 갖고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를 의결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텔레시스 지분구조는 SKC와 최 회장이 각각 47.5%, 40.78%로 양분됐다. 이 경우 최 회장은 159억원을 유상증자 대금으로 납입해야 한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SK텔레시스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을 처리한데 이어 이번주 최대주주인 SKC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참여를 최종 의결하게 된다"며 "최신원 회장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SK텔레시스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에는 누적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최근 3년간 당기순손실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 116억원, 2010년 108억원, 2011년 1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인은 휴대폰 사업이다. 지난 2009년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 SK텔레시스는 매년 적자의 늪에 빠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보이며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휴대폰 사업에 애착이 컸던 최 회장도 지난해 하반기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예상보다 심했다.
휴대폰 사업을 키우기 위한 무리한 사업확장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재무제표상 발생한 당기순손실 1099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이 휴대폰 관련 부실로 지적됐다. 미지급금비용 432억원을 비롯해 미지급금 153억원, 재고자산 103억원등이 SK텔레시스의 당기순손실을 확대시켰다.
궁금증을 낳는 것은 최 회장의 자금동원력이다.
최 회장이 이번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59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기존까지 최 회장은 여유자금이 생길 때 마다 SK그룹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최 회장이 여윳돈이 생겨 지분을 매입한 SK그룹 계열사는 SK(주)를 비롯해 SKC, SK네트웍스, SK증권, SK브로드밴드, SKC솔믹스,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케미칼등 여러 곳.
이 때문에 최 회장이 이번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어떤 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이란 관측부터 자체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시각까지 다양하다.
SK그룹 내 관계자는 "최 회장 개인의 재산이나 현금보유액을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다만 최 회장이 자체적으로 일정 규모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은 있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앞서 SK텔레시스는 지난해에도 43억원, 78억원등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중 43억원은 최 회장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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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