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통신경쟁 부담…시장 억측에 ‘황당’
[뉴스핌=배군득 기자] KT가 지주회사전환을 검토한다는 내용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강한 입장을 내비쳤다. 치열한 통신시장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설이 나온데 대해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26일 KT에 따르면 이날 모 매체에서 보도한 KT의 지주회사전환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보도내용에 언급된 TF(전담반)나 의사결정 기구조차 없다는 것이다.
KT가 지주사전환에 강한 부정을 보이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굳이 지주사로 전환할 이유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 치열한 시장경쟁…지주회사 전환은 오히려 ‘독’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대표적 지주회사는 SK와 GS홀딩스 등이다.
그동안 KT는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크고작은 계열사의 효율적 관리와 계열사간 중복되는 업무를 교통정리하는 차원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끊임없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KT는 지주회사 전환설이 수면위로 부상할 때마다 이를 부인했다. 모든 계열사와 통신과 IT산업에 결부돼 있는데다 국내 기업환경상 지주회사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설 역시 이와 괘를 같이 한다. 민영화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최근 3~4년 통신시장의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하면서 뒤를 돌아볼 틈이 사라졌다.
KT의 지주회사 전환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현재 보유한 비통신부문 계열사들의 약진이 통신시장 부진을 만회하는데 상호보완 작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14.9%가 증가했다. 금호랜터카를 인수한 KT랜탈 역시 매출 7000~8000억원을 꾸준히 달성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통신시장 부진을 비통신부문에서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은 이같은 비통신부문 계열사들에게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 2기체제…합병 3년에 다시 쪼개라고?
이석채 회장의 2기 경영체제는 생각보다 순탄치 않다. 공교롭게도 이 회장이 재선임된 시점부터 20%가 넘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 등 수익성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주력 산업인 통신시장의 부진이 가장 컸다. 이같은 부진은 다시 지주회사 전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증권시장이나 통신 전문가들은 KT의 지주회사 전환이 현 시점에서 이뤄질 것이라는데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2009년 KTF와 합병한 KT가 3년이 지난 상황에서 다시 계열사를 나누는 작업을 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합병 당시 KT는 산재된 계열사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합병을 선택했고, 유무선을 동시에 아우르며 3년 만에 매출 20조, 영업이익 2조의 재무적 목표도 달성했다.
이같은 KT가 실적에서 잠시 추춤했다고 지주회사로 전환을 염두하는데는 명분과 실리가 부족하다.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 할 수는 있지만 당장은 아니라는 의미인 셈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KT가 합병한지 이제 3년이 됐다. 당시에도 이석채 회장이 합병을 주도했다”며 “이런 이 회장이 3년 만에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것은 효율성 차원에서 부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물론 KT는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한 기업임에는 틀림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통신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굳이 지주회사를 고집할 이유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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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