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자랑·브랜드 홍보·내부단속 '1석3조' 효과
[뉴스핌=최영수 기자] 최근 효성이 LS산전과 '기술유출 공방'을 펼치면서 몇몇 긍정적 효과를 누리고 있어 화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산전의 불법적인 기술유출 사건에 대해 효성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양사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효성측이 별도의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업계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경찰과 효성측에 따르면, 효성의 CTO이자 기술연구소장을 맡았던 이모씨(55)는 2010년 6월 퇴직을 전후로 수차례에 걸쳐 다량의 기밀을 LS산전측에 빼돌린 혐의로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변압기분야 세계 최고기술 기술 '자랑'
이번에 유출된 자료에는 효성측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차세대 유망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HVDC(초고압직류송전),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로 인한 효성측의 예상 피해액은 약 7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2012년 HDVC의 국내 시장규모 약 5000억원, STATCOM의 국내 시장규모 약 400억원, 경쟁사의 초고압 변압기 및 차단기 사업진출로 인한 매출 감소분 등이다.
또한 HVDC나 STATCOM의 세계 시장규모가 현재 약 4조원에서 2020년 7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어서 추가적인 피해는 최대 수조원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양사간 기술유출 공방이 가열되면서 효성의 입장은 느긋하기만 하다. 기술유출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는 크지만, 얻는 것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첫번째 효과는 '기술력 자랑'이다. 이번 기술유출 사건을 통해 '효성이 변압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출된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 기술이고,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과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고 있는 효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효성의 위상과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게 사실"이라면서 "평소 때라면 복잡한 개념이나 기술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이 관심이나 있겠냐"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도 "효성의 비즈니스가 대부분 B2B이기 때문에 일반소비자들에게 효성의 기술력을 인식시키는 게 쉽지 않다"면서 "이번 사건이 약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 기업 인지도 상승…내부인력 단속 효과 톡톡
두번째는 '브랜드 홍보효과'다. 비즈니스 특성상 평소 언론 노출이 많지 않았던 효성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반인들에게 '효성'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고 있다.
특히 다른 대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효성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효성이 이번에 1년치 홍보를 다 한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다.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데, 효성 입장에서는 인지도와 신뢰도 모두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LS산전의 경우에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재판을 통해 일정부분 사실로 밝혀진다면, 기업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번째는 '내부단속' 효과다. 효성측이 기술유출 행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함으로써 향후 또 다른 기술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 관계자는 "법정소송 결과 배상금을 얼마나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불법적인 기술유출에 대한 효성의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밝히고자 하는 뜻도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기술유출 공방이 '피해자'인 효성에 얼마나 큰 약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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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