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제조업 경기와 고용, 주택시장까지 미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경고 신호를 보내 주목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유로존 부채위기에 따른 미국 경제 타격을 우려한 가운데 회복 둔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유로존 위기 및 경기침체와 중국 경제 성장 둔화까지 외부 여건이 악화되면서 미국 경제를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연합(NAR)에 따르면 5월 기존주택 판매가 1.5% 감소한 455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457만건을 밑도는 수치다.
고용 부진과 신용 접근성 악화 등에 따라 주택 구매 의욕이 한 풀 꺾였다는 지적이다.
기존 주택 매매 중간값은 7.9% 상승한 18만2600달러로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리얼터스 그룹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보다 고가 부동산 매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다 로직의 마이클 페더 최고경영자(CEO)는 “잠재 매수 세력이 부동산 시장의 저점을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지 않으면 본격적인 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경기도 점차 차가워지고 있다. 뉴욕에 이어 필라델피아 지역 연준지수 역시 크게 악화됐다.
6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제조업 지수는 마이너스 16.6을 기록해 전월 마이너스 5.8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수가 0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도 빗나갔다.
신규 주문이 마이너스 18.8을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동시에 전월 마이너스 1.2에서 대폭 악화됐다. 고용 지수는 전월 마이너스 1.3에서 1.8로 개선됐고 판매 지수는 마이너스 16.6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조업 경기 부진은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 및 수출까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경고했다.
바클레이스의 피터 뉴랜드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경기가 꺾이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000명 감소한 38만7000명을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38만3000건을 웃도는 것이다.
변동성이 낮은 4주 평균치는 38만6250건으로 지난해 12월 첫 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HSBC의 라이언 왕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며 “기업의 고용 수요가 떨어지고 있고, 이는 곧 가계 소득 수준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