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매각 두 차례 유찰..경영리스크도 걸림돌
[뉴스핌=정탁윤 기자] 저비용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옛 한성항공)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부실자산 환수 차원에서 티웨이항공 매각을 진행중이다.
예보 입장에서 티웨이항공 매각의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티웨이항공 주식의 70% 정도가 토마토저축은행의 대출 담보인데, 현재 그 토마토저축은행이 채무불이행 상태라 대출금 회수차원의 매각이다.
지난 3월, 1차 공개매각이 유찰된데 이어 지난주 있었던 2차 입찰에서도 참여자가 한 곳 밖에 없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예보는 수의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티웨이항공 상황 어떻길래..
티웨이항공은 지난 2005년 우리나라 최초의 저가 항공사로 설립됐으나, 운영미숙으로 적자가 쌓이며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난으로 운항을 중단했었다.
2009년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고 국토해양부에 증명서를 제출, 등록 취소가 잠정 연기된 상태에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지난 2010년 3월 프래패키지 딜 방식으로 신보창투(현 신보종합투자)를 새 주인으로 맞이함에 따라 영업을 재개했다.
이후 사명을 현재의 티웨이항공으로 바꿨다.
현재 토마토저축은행과 토마토2저축은행이 지분 72.38%에 대한 질권을 설정하고 있지만 영업정지 여파로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주관하고 있다.
매각이 두 차례나 불발에 그친 이유는 결국 가격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티웨이항공의 매각 가격을 300억~4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살려고 하는 곳은 있는데 헐값에 사려고 하고, 예보에서는 적정한 가격에 팔려고 하는 과정에서 두번 유찰이 됐다"며 "두번 유찰됐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김포~쑹산 운수권이 매각 발목?
지난 2월 있었던 국토해양부의 김포~대만 쑹산 노선 배분이 이번 매각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김포~쑹산 주 7회 운항권을 티웨이항공에 주 4회,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에 3회 각각 배정한 바 있다.
당시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선 매각이 예정된 티웨이항공에 운수권을 주는 것은 일종의 특혜로, 몸값만 올려주는 격이라고 비판했었다. '알짜' 노선으로 알려진 대만 쑹산 운수권이 결국 티웨이항공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저가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22일 "매각이 예정된 티웨이항공에 쑹산 노선 운수권을 준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은 것으로 봤다"며 "당국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몸값 올려주기 차원이란 의심을 받을 만한 충분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와 국토부가 같은 정부 입장에서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에 도움을 주려는 꼼수란 지적이 많았다"며 "일각에선 티웨이항공 경영진의 로비 덕분 이란 소문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 인수 후보자 있나?
지금까지 티웨이항공에 직간접 관심을 보인 곳은 여럿 있었다.
같은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을 비롯 이스타항공도 인수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항공업 진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대명그룹, 티웨이항공 지분이 있는 예림당 등이 관심을 보였다. 구택건설과 일부 사모펀드의 이름도 오르내렸다.
예보가 수의계약을 추진하게 되면 이들과 우선적으로 협상을 할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관건은 역시 '가격'이다. 가격을 낮춘다해도 그 동안 티웨이항공이 노출한 경영리스크를 선뜻 떠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외면한다는 것은 판매자가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르고 있는 것 때문"이라며 "예보가 직접 운영을 하든지 시장가를 낮추든지 하는 방법외엔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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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