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재 연이어 저항력 상실, 5일째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장중 낙폭을 점차 확대하는 흐름을 연출하며 5일째 하락했다. 국내 경제지표부터 유로존 위기 상황까지 악재가 연이어 전해진 가운데 3대 지수는 저항력을 상실한 채 가파르게 흘러내렸다.
특히 장 마감을 앞두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는 소식에 3대 지수는 막판 낙폭을 확대했다.
JP모간의 손실액이 당초 추정했던 20억달러에서 크게 확대, 3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17일(현지시간)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156.06포인트(1.24%) 급락한 1만2442.49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9.94포인트(1.51%) 떨어진 1304.86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813.69에 마감, 60.35포인트(2.10%) 폭락했다.
경기선행지수가 7개월만에 하락,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재를 뿌렸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는 0.1% 하락한 95.5를 기록했다. 이는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전문가 의견과 빗나간 것이다. 지난 3월 지수는 0.3%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5월 제조업 지수 역시 실망스러웠다. 지수는 마이너스 5.8을 기록해 전월 8.5에서 크게 하락했다.
지수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은 8개월만에 처음으로, 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0을 밑돌면 수축 국면이라는 의미다. 당초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수가 9.3으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산업생산과 주택 관련 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여전히 모멘텀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밖에 지난주 신청자 수도 전주 수준인 37만명으로 5000명 감소할 것이라는 이코노미스트 전망을 비켜갔다.
퍼스트 뉴욕 증권의 세스 세트라키안 주식 부문 공동 대표는 “국내외에서 악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주가가 낙폭을 확대했다”며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버티기를 포기하고 약세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를 둘러싼 리스크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스페인의 국채 발행 금리 상승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스페인은 최대 목표액에 근접한 24억9400만유로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3년 만기 국채를 각각 4.375%와 4.876%에 발행해 지난달 2.89%에 비해 대폭 높은 비용을 치렀다.
피치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도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피치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신용등급을 CCC로 내렸다고 밝혔다.
USAA 인베스트먼트의 버니 윌리엄스 공동 대표는 “국내 지표가 실망스러웠지만 증시를 5일째 끌어내린 주요인은 유럽”이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종목별로 JP모간은 손실액이 확대됐다는 소식으로 은행주 하락을 주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JP모간의 트레이딩 손실은 30억달러를 상회, 기존 예상액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이날 JP모간은 4.29% 급락했고, 골드만 삭스(-1.13%)와 모간 스탠리(-0.59%), 씨티그룹(-1.89%)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월마트는 실적 호조에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월마트는 회계연도 1분기 37억4000만달러, 주당 1.09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0.97달러와 전망치 1.01~1.06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1분기 매출액 역시 1130억2000만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105억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월마트는 전날보다 4.19% 급등했다.
소매업체 시어스는 1분기 전망치보다 낮은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3.05% 랠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