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4명의 신임 위원들이 처음으로 금리 결정에 참여한 한국은행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1개월째 3.25%로 동결했다. 경기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사태를 지켜보자는 금통위원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판단에 대한 특이한 변화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지난 달과 같은 3.2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3.25%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11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찾아 볼 수는 없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없었고, 금리 정상화 기조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새로 구성된 금통위원들이 5월 금통위 정례회의 시작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민정 기자> |
◆ 경기 판단 유지..금리 정상화에 대한 의지도 여전해
금통위의 경기 판단은 지난 달과 비교할 때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4월 금통위에서는 “국내 경기가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고, 김중수 총재도 “국내 경제가 장기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5월 금통위에서도 “최근 국내 경기는 개선추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금년 들어서의 완만한 회복세는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하면서 점차 장기 추세 성장세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날 금통위는 물가에 대해 “복지정책 강화와 수요압력 완화 등으로 오름폭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불안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도 “소비자물가가 2.5%라고 하지만 복지 정책과 보육료 효과를 빼면 3.1% 정도 될 것”이라며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아직도 3%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정상화에 대한 의지도 여전했다. 김중수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토론은 없었다”며 “금리 정상화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불식시켰다. 시중 유동성에 대해서도 “항상 충분한 상황”이라며 “금리 정상화 표현 밑에 깔려있는 인식은 (현재 유동성이) 매우 이완된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 정상화의 과정이 지난해 6월 이후 ‘정지’ 상태인 것에 대해서는 “대외 여건에 상관없이 우리가 (정상화)로 가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하다”며 “대외 여건을 파악해서 정상화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2~3개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경기에 대한 판단, 정책 스탠스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3분기까지 정책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경기회복 지속성이 확인되는 4분기에 한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4명 ‘신참’ 금통위원들의 첫 금리 결정…아직은 ‘어색’
이날 금통위는 문우식, 정순원, 정해방, 하성근 금통위원이 처음으로 기준금리 결정에 나서는 자리라 평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박봉흠 전 금통위원이 물러난 이후 2년 만에 7명의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결정에 나서는 자리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더 어색한 자리기도 했다. 신임 금통위원들에게는 카메라 세례와 언론의 관심이 부담이었을 만도 하다.
먼저 등장한 사람은 정해방, 문우식 위원이었다. 임승태 위원과 정순원 위원이 뒤를 이었다. 자리에 착석한 정순원 위원은 언론의 큰 관심에 어색해 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신임 금통위원들은 자리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어 푸른색 넥타이를 맨 김중수 총재와 신제윤 재정부 제1차관, 하성근 위원과 박원식 부총재가 등장했다. 김중수 총재가 착석하기 전, 새로운 금통위원들과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기자의 말에 7명의 금통위원들이 앞으로 나왔다. 신제윤 차관은 사진 촬영을 고사하며 “저는 열석이라서…”라는 유머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김중수 총재는 회의 종료 후 기자 간담회에서 회의 분위기에 대한 질문에 “우선, 회의 분위기의 큰 차이는 없었다”며 “(신임 금통위원들의) 전문성과 경험은 예상과 다르지 않게 훌륭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통화 정책의 연속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새로운 금통위원들이 식견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정하는 데 있어서 연속성에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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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