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중국 위안의 일일 환율 변동 허용폭이 상하 0.5%에서 1%로 확대된 것은 위안화가 '독방감금' 상태에서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한 셈이지만, 이렇게 변동의 여지가 확대된 것이 자유롭게 풀려난 것은 아니라고 18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월요일부터 외환시장의 미국 달러 대비 위안 거래가격 하루 변동폭을 기존 상하 0.5%에서 1% 확대한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가 적정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위안화 강세를 낙관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반영이라는 것.
실제로 중국 중앙은행이 매일 산출해 고시하는 달러/위안 중심환율은 환율 변동 폭 확대 결정 직전인 지난 주말 6.2879위안에서 목요일 6.3004위안으로 상승했다. 달러/위안 중심환율은 지난 3월 27일 6.2840위안으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위안화는 달러화 페그제를 폐기한 이래 약 31.4% 평가절상되었으며, 지난 2010년 6월 19일 환율 변동폭 확대 이후로는 약 8.4% 평가절상됐다. 최근 연간 절상률은 4% 수준이지만 올해들어서는 0.14% 절하 양상을 보이는 등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역외시장의 1년물 위안화 NDF 환율은 전날 6.3440/6.3480위안에 거래되면서 향후 1년간 위안화가 미 달러화 대비로 약 0.7% 정도 평가절하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위안화가 아직 자유로운 통화가 되지 못한다는 점은 화폐의 적정 가치를 추산하는 기본적인 접근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중국의 경상수지흑자 대비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국제 표준에 맞는 정도로 경상수지를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의 통화가 필요 하느냐를 계산하는 것이 화폐의 절하 수준을 제시해 준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7년 경상수지는 GDP대비 10.1%로 치솟았고 이 정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40% 정도 평가절하됐다고 추산했다.
2011년 기준 중국의 경상수지는 GDP 대비 2.8% 정도로 떨어졌다. 이는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목표로 한 4%를 밑도는 수준이다.
적정 가치를 추산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구매력평가(PPP)로 설명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이는 환율의 수준을 각국 화폐의 구매력 차이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구매력평가를 기준으로 하면 2010년 기준 위안화는 여전히 31% 정도 평가절하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 평가 방법의 문제점은 중국 내 가격 수준에 대한 방대한 불확실성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알빈드 서브라마니안 이코노미스트는 14.5%~47.4% 범위에 걸친 4개의 추산치에 대한 평균값을 근거로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가치에 대한 자신감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월요일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6.315위안으로 장을 마쳐 중심환율보다 0.3%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진정한 시장 환율은 이와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3조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준비금액은 중국 정부가 여전히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 외화준비금액이 이보다 더 쌓인다면 위안화의 적정 가치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을수 밖에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중국 사회과학원(CASS)의 한 연구원은 19일 관영 상하이증권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위안화가 균형에 이미 도달했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위안화가 단기적으로는 하락 압력에 노출되었지만 올해 절상 추세는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실효균형환율 수준에 도달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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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