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株 일제히 급락하며 지수 압박
- 美 2월 내구재주문, 전월비 2.2%↑..."기대 이하"
- "EU 구제금융기금, 9400억 유로로 한시적 확대"
- 스페인 구제금융요청설, 공식 부인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이틀째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다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에너지주의 약세도 주요 지수들을 짓누르는 재료로 작용했다.
2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54%, 71.52포인트 내린 1만 3126.21를 기록했고 S&P500도 0.49%의 하락을 보이며 1405.54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0.49%, 15.39포인트 떨어진 3104.96에 장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지난달 내구재주문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월 계절조정을 감안한 내구재주문이 전월에 비해 2.2% 늘어나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3.0% 증가할 것이라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1년간 한시적으로 9400억 유로(1조 3000억달러)까지 구제금융기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안정감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EU 재무장관회의와 관련한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5000억 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매커니즘(ESM)과 더불어 임시적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2000억 유로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또 EFSF의 미집행분인 2400억 유로도 내년 중반까지 유지될 경우 한시적으로 기금 총액은 9400억 유로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옌스 바이트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겸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유로존의 '방어벽' 증강이 단지 시간 벌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 위기의 뿌리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거듭 확인시켰다.
런던에서 강연을 가진 바이트만은 "이는 '바벨탑'과 같은 것으로 결코 천국에 도달할 수 없다"면서 "그것을 더 높게 할수록 우리는 실제로 금융과 정치적인 것들에 있어 더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 일각에서는 스페인이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루머가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냉각되는 듯 했지만 일단 스페인과 유럽연합(EU)은 이를 공식 부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프랑스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비치보다 0.1%p 하락한 1.3%로 하향 조정됐다.
한편 미국 경제에 대한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시각이 1분기 중 크게 낙관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지니스 라운드테이블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분기 CEO 경제전망지수는 96.9로 지난해 4분기 77.9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개선세는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이기도 하다.
또 대기업 CEO들 중 42%는 지난 3개월간 직원을 추가 채용했으며 48%는 지출 확대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CEO의 81%는 향후 6개월동안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P의 모든 섹터들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금속주와 에너지주가 이러한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엑손모빌과 셰브론,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XY) 등 43개의 에너지 관련기업들은 예상밖의 재고 증가 소식 여파로 일제히 2% 이상 하락했다.
다우 종목 가운데에는 알코아 2.4%, 캐터필러 3.5% 등이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노키아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한다는 소식에 2.33% 올랐고 애플은 최근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이날도 0.5% 안팎의 오름세를 유지한 반면 베스트바이와 리서치인모션(RIM)은 모두 1~2%대 하락을 기록했다.
카질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카질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이득을 취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웰스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에너지주의 붕괴로 인해 대량 매각이 일어나면서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이미 조정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