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지난 26일 낭보가 날아들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중국 합작회사인 미래화신자산운용(Mirae Asset Hua Chen Fund Management) 설립을 인가한 것.
이는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중국 업계와 합작회사를 통해 대륙으로 진출한 사례다. 아시아의 자산운용업계에서도 3번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9월 중국 화신신탁과 재무적투자자 등과 함께 국내 최초로 중국 합작운용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0년 2월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2년여만에 인가가 나온 것이다.
합자 운용사의 전체 자본금은 2억위안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가운데 25%인 5000만위안(약 90억원)을 출자하게 된다. 이 운용사는 상해에 본사를 두고 앞으로 중국투자자들을 위한 펀드를 설정, 중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 투자하게 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중국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를 획득해, 중국투자자들에게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및 글로벌 펀드를 소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가 투자한 중국 상해 푸동지구의 미래에셋상해타워 전경 |
◆ 포기할 수 없는 합작사 설립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합작사 설립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도 자극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규제와 제약에 막혀 합작사 설립이 난항을 겪어왔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여건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금융시장 공식 개방 일정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1단계(1~3년)와 2단계(3~5년)는 중국 본토기업의 해외투자 확대, 위안화 국제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어 3단계(5~10년)는 자본시장 선진 시스템 구축 후 완전개방을 목표로 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물경제에 비해 뒤떨어진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져와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필요성과 당위성을 갖고있다"며 "중국은 개방을 앞두고 경영 투명성, 회계투명성 확보 등 효율적 시장 시스템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큰 밑그림이 그려짐에 따라 세부적인 개방 계획이 앞으로 나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계획 중에는 규제 완화가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합작 파트너인 중국 증권사들의 자세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증권사들은 그동안 합자증권사 설립시 구미계 글로벌 IB들을 선호하고, 한국 금융투자업계에는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브랜드나 자본력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
임덕균 대우증권 미래전략팀장은 "최근 중국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서 한국 증권사들에게도 관심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합작사 설립을 위해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합작사 설립 이전이라도 성장하는 중국 자본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한 활동도 이어진다. 현재 진출한 대표처, 투자자문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을 포착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임병익 금융투자협회 전문위원은 "은행의 최초 지점 설립시 대표사무소 설립 2년 경과규정을 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법인전환의 전단계로서 대표사무소의 설립 연한이 요구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전략과 로드맵을 갖고 우리의 장점을 접목시켜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북경 리서치센터에서 매월 'Woori China Monthly' 책자를 발간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경제 및 주요 산업의 주요 이슈를 정리하고, 통계를 분석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또 QDII 및 QFII(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투자, PE를 통한 비상장기업 투자 등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해야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언어와 법, 제도 등은 물론 현지인들의 문화, 역사, 정치 등에 익숙하고 이를 고려해야한다는 것. 이를 잘 아는 인력이 갖춰져야한다는 얘기다.
조용찬 중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식사를 한번 하더라도 그들의 다양한 음식에 대해 알고 어떻게 주문하고, 먹는지를 알아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에게는 중국 전문가 집단이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0만명에 달하는 현지 교민과 그동안 배출된 유학생 등을 비롯한 현지화한 인력을 양성하는 게 과제라는 것.
또 해외진출시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증권업계는 온라인(또는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이나 선물 파생상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한 사례로 대우증권의 인도네시아 합작사 이트레이딩증권이 꼽힌다.
대우증권은 지난 2007년 이트레이딩증권에 지분 투자를 한 후 전문가들을 현지에 파견, 강점인 HTS 개발 및 서버 구축 등 IT 인프라 운영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06년 시장점유율 10위권에 불과했던 증권사가 현재 온라인 1위로 발돋움했다. 연간 수익도 80억~100억원에 달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이트레이딩증권 임직원 700여명 중 국내에서 파견한 직원은 임원급 5명에 불과하다"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함께 우리의 강점인 HTS 인프라와 노하우를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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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