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대기업 정서 의식, 대·중기 동반성장 고심
[뉴스핌=곽도흔 기자] 지식경제부가 대기업 일색으로 변해가고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R&D 비율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을 비롯해 반(反) 대기업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대기업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에 대기업에 652개의 계열사가 새로 생겼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업종은 LED 등 신성장동력으로 98개사(전체 15%)였다.
이는 대기업들이 최근 신성장동력 산업 진출에 활발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경부가 최근 발행한 ‘신성장동력산업의 성공열전’이란 책자를 보면 신성장동력을 통해 성공했다는 기업들은 죄다 대기업들이다.
태양광에서는 OCI, 원전플랜트는 두산중공업, LED는 삼성전자와 LG전자, 2차전지는 삼성 SDI,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스마트선박은 현대중공업 등이다.
그나마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셀트리온과 로봇분야 큐렉소 등이 중소기업으로 성공열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에서 세계일류 의료영상정보 기업으로 소개된 인피니트 헬스케어는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와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등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신성장동력 조차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 대상이 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점을 의식해서인지 최근 지경부도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경부 이관섭 에너지자원실장은 지난 28일 브리핑을 통해 “글로벌 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R&D를 강화한다”며 “센서모듈, 드라이버 등 8대 핵심부품 기술 개발에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비율을 기존 15%에서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시스템 조명을 위한 모듈 및 플랫폼 표준화에 참여하도록해 대·중소기업간 협력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 실장은 “수용가와 전력회사간 양방향 데이터 통신을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필수 기기인 스마트계량기는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아 중소기업이 참여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녹색성장 정책 이행점검회의’에서 나온 향후대책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이 실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을 배려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지경부 이용필 전자산업과장은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중요해지고 있고 LED가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중소기업들의 단순 시장참여 비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술적 대응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기업과 연구기관 R&D비율을 줄이고 중소기업 비율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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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