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달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유로가 상승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은 만큼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그리스 정부가 국채 스왑에 참여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유로 상승폭을 제한했다.
엔은 일본은행(BOJ)의 경기부양적 발언으로 내림세를 탔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 1%가 장기적인 정책 사안이며, 강력한 통화완화책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엔이 하락 압박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3156달러를 기록해 0.2% 소폭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31~1.32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했다.
엔은 유로에 대해 2개월래 최저치까지 하락한 것을 포함해 주요 통화에 대해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유로/엔은 104.56엔을 기록해 0.9% 상승했고, 달러/엔 역시 79.51엔으로 0.7% 올랐다. 달러 인덱스는 79.34를 기록해 약보합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상관관계 가중지수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엔은 6.5% 떨어졌고, 달러는 3.2% 하락해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로는 0.6% 올랐다.
밀러 타박의 앤드류 윌킨슨 수석 전략가는 “유로존에 대한 비관이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며 “거래가 회복되는 가운데 유로 상승 여지가 열린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애널리스트는 “유로는 늘 회담을 앞두고 상승했다가 결론이 전해지면 실망감에 떨어지는 추세를 거듭 반복했다”며 이날 상승의 의미를 깎아 내렸다.
엔화 상승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전했다.
글로벌 헌터의 리처드 해스팅스 매크로 전략가는 엔 하락과 관련, 장기적인 부채 부담과 함께 BOJ의 통화완화 움직임이 엔 약세를 주도하는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이밖에 노르웨이의 크로네가 달러와 유로에 대해 각각 0.4%, 0.2% 상승했다. 중앙은행이 최근 크로네 단기 급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승 흐름을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