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가 그리스 관련 호악재에 울고 웃었다.
장 초반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누르면서 유로/달러가 심리적 지지선인 1.30달러를 뚫고 내려갔으나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이 그리스 국채 교환에 참여할 예정이며, 2차 구제금융에 대한 결론이 오는 20일 내려질 것이라는 소식에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 파생상품 시장에서 엔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늘어나는 가운데 엔은 달러에 대해 뚜렷한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3139달러를 기록해 0.56% 상승했다. 장 초반 유로/달러는 1.2974달러까지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유로/엔은 103.71엔을 기록 1.2% 큰 폭으로 뛰었다. 환시 개입에 따른 엔 하락 압력이 유로/엔 상승폭을 키웠다.
엔은 달러에 대해서도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달러/엔은 78.91엔을 기록, 0.6%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79.32를 기록해 0.1% 소폭 하락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놓고 EU 재무장관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최악의 디폴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는 모습이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이클 울폭 수석 외환전략가는 “여전히 EU가 2차 구제금융을 전액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적어도 내달 디폴트 위기를 넘기는 데 충분한 브릿지 론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진정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 흐름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데이비드 와트 수석 외환전략가는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그리스 국채 교환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유로 매수를 크게 자극했다”고 전했다.
웨스트팩 글로벌 마켓의 숀 캘로우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협상이 거의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달 디폴트 위기는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로/달러 1.30달러 아래에서 강한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1.32~1.33달러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이머징마켓 통화 역시 상승 흐름을 탔다.
특히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만3000건 감소한 34만8000명을 기록하면서 위험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브라질 헤알이 0.7% 상승, 달러/헤알이 1.7157헤알을 기록했다. 달러/호주달러는 1.0753달러를 기록해 호주 달러가 0.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