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소비자물가 1%" 목표 명시
[뉴스핌=김동호 기자] 일본 중앙은행이 시장과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며 추가 양적완화와 새로운 물가안정 목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14일 일본은행(BOJ)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목표치를 0~0.1%로 동결키로 결정, 제로금리 정책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는 기존 55조엔에서 10조엔 가량 확대한 65조엔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번에 확대되는 10조엔은 장기국채 매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디플레이션 장기화와 엔화 강세 기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강세 배경에는 시중금리 격차라는 구조적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일본 외환당국의 인식과 이에 대한 정부 측의 대응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이미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경기와 물가 여건 그리고 환율과 유로존 위기 등 대외적인 요인을 고려해 자산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던 상황.
특히 지난해 4/4분기 일본 경제가 다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는 등 대지진 사태 이후 부흥 노력이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일본은행은 이번 발표문에서 경제 여건에 대해 "정체되고 있다"는 표현을 유지하고, 유럽 채무 위기와 전력 수급 그리고 엔화 강세 등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일본은행은 중장기 물가안정 목표를 공표하고,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 1%"를 제시했다.
정책발표문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물가안정 수준과 일치하는 물가상승률이 목표가 되어야 하며, 이는 2% 이하의 플러스 영역에 있다는 기존의 판단을 제시한 뒤 이전처럼 그 중심이 1% 내외라는 표현 대신에 명시적으로 당면 목표 1%라고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당장 1%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제로금리 정책과 자산매입 등의 강력한 완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점도 명시했다.
지난 1월 일본은행이 제시한 2012회계연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불과 0.1%, 2013년도는 0.5%에 그치기 때문에 일본은행 역시 제로금리 정책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겠다는 약속을 한 셈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디플레이션 기조를 끝내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도이치증권의 세이지 아다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설정이 BOJ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연준의 이러한 움직임은 BOJ 정책위원들에게 인플레이션 목표 설정과 추가적인 통화완화를 선택하게 하는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 연준은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인 '초저금리 정책'을 2014년말까지 계속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장기 물가안정 목표를 2%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서 일본은행 역시 추가 완화정책은 물론 물가안정 목표를 명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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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