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가 모처럼 강세 흐름을 탔다. 그리스 정부가 채무협상 타결과 2차 구제금융의 세부 내용에 대한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유로 상승에 불을 당겼다.
외환 투자자들 사이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유로가 강세를 보였고, 엔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호주 달러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큰 폭으로 치솟았다.
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오후 2시12부 현재 1.3244달러를 기록, 유로가 달러에 대해 0.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로는 엔과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로/엔은 101.84엔을 기록해 유로가 엔 대비 1.3% 급등했다. 유로/프랑은 1.2119프랑을 기록해 스위스중앙은행이 제시한 마지노선인 1.20프랑과 거리를 확대했다.
AFEX 마켓의 마틴 브리그 수석 리스크 컨설턴트는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를 모면했다는 긍정론이 확산되면서 유로/달러가 1.32달러를 가볍게 넘었다”며 “결국 EU 정책자들이 그리스를 구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그리스에 대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왔다. GFT의 캐티 리엔 외환 리서치 디렉터는 “최종 협상안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각 정당의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고, 여기서 얼마든지 판도가 뒤집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낙관적인 동시에 신중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무협상 타결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접하기 전에는 공격적인 매입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지배적이라는 얘기다.
한편 엔은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엔은 76.88엔을 기록해 엔이 달러 대비 0.4%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0.8% 떨어진 78.49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9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밖에 호주 달러가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중앙은행이 4.25%로 동결한 결과다.
이에 따라 호주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0.7% 상승, 달러 당 1.0804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