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랠리에 불을 당긴 1월 고용지표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마음도 녹일 수 있을까.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실업률이 8.3%를 기록,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24만3000명 늘어나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4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뉴욕증시는 1% 이상 랠리로 화답했고,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경제 회복의 지속성이 확인됐다는 긍정론이 번졌다.
문제는 연준의 행보다. 이번 고용지표가 추가 양적완화(QE)에 대한 연준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을까.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명의 위원이 금리인상 적정 시기로 2014년을 꼽은 한편 2012년과 2013년 인상을 주장한 이들이 각각 3명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2015년과 2016년을 금리인상의 적정 시기로 본 위원이 각각 5명과 2명이었다.
이날 고용지표를 둘러싸고 시장 전문가는 연준의 QE 여부에 대해 엇갈리는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국채와 외환 전문가의 시각이 명확하게 엇갈렸다.
1월 실업률 하락이 연준의 QE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하다는 의견과 8.3%의 실업률이 여전히 역사적 평균치를 웃돌 뿐 아니라 유로존 침체를 포함한 거시경제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QE가 시행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선 것.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외환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는 연준의 긴축 시기를 다시 저울질하게 하는 수치”라며 “연준이 유동성 공급에 대한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3차 QE의 정당성을 희석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GFT의 캐티 리엔 외환리서치 이사도 “1월 실업률로 인해 연준의 추가 QE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이 다급하게 예상과 포지션을 수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TD증권의 밀란 멀레인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이번 실업률 지표가 연준 정책에 대한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준이 원하는 자생력 있는 경제 회복이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엘런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강한 성장 신호를 보이지 않는 한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며 “올 상반기 3차 QE를 실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국채 수익률은 고용 지표 개선에 따라 큰 폭으로 치솟았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오후 3시16분 현재 13bp 오른 1.95%를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15bp 오른 3.15%를 나타냈다.
달러는 엔에 대해 0.5% 올랐고, 유로에 대해서는 강보합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76.57엔을 나타냈고, 유로/달러는 1.3143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