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가들이 정부 보증 모기지 채권을 매집하고 나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QE)가 부동산 시장 회생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점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모기지 증권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이번주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초만 해도 3%에 근접했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2.66%까지 하락했다.
월가 투자가들이 연준의 모기지 증권 매입을 확신하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준의 움직임에 근거한 것이다.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한편 최근 일부 연준 위원들이 주택시장 회복을 경제 성장의 핵심 전제로 꼽으며 강조하고 나선 것.
지난달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빌 더들리 총재는 “추가적인 주택시장 개입을 통해 보다 강한 경제 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연준은행 총재들도 주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적인 조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앞서 지난해 9월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모기지 증권의 원금을 회수해 재투자할 것이라는 ‘깜짝 발표’로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드와이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폴 노리스 구조화 상품 헤드는 “연준이 유동성 공급의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연준이 매입할 수 있는 국채 물량이 크게 제한된 상황인 만큼 모기지 증권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드와이트는 지난해 12월 이후 모기지 증권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하지만 장기 보유보다 랠리를 이용해 일부 차익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에서 국채에 비해 모기지 증권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준의 시선이 주택시장으로 이전한 만큼 여기서 수익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QE3의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리는 상황이지만 대체로 올 상반기 내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BNP 파리바가 4000억달러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한편 모간 스탠리가 7500억달러로 전망하는 등 QE의 규모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방출했다. 위기가 불거진 이후 2010년 3월까지 연준이 매입한 모기지 증권은 1조25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모기지 증권의 공격적인 베팅에는 잠재된 리스크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압류나 모기지 연체 주택 소유자들에게 모기지 재융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
재융자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모기지 증권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상환해 더 낮은 금리에 재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