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모으고 재무제표 작성해야 한다
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자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본격적으로 '삼성 3세 대표 경영인', '삼성 후계자 1순위'로 국내외 비지니스사회 및 언론에서 집중 조명을 받은 것은 지난 2009년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다.
당시 이 사장은 경영 실험대에 오르면서 삼성특검과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에 속앓이를 했다. 미완성의 '포스트 이건희'가 완벽한 후계자로 거듭나기에는 이래저래 ' 2%'가 부족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이 사장은 단단한 자산을 확보했다. 지난 2010년 최지성 부회장 등 지근거리 경영진들이 삼성전자에서 역량을 발휘하면서 이 사장 자신만의 리더십을 명확하게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소통과 아이디어의 트랜드로 각인되면서 이 사장 주변은 '아이디어 뱅크' 타입 인물로 채워졌다. 이 회장이 엘리트와 완벽을 추구했다면 이 사장은 미래 인재의 키워드로 아이디어를 선택한 것이다.
-이재용 사장은 삼성전자 위상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신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미래의 삼성에서 이 사장의 경영철학과 역할이 주목된다. <사진=김학선 기자> |
삼성은 고(故) 이병철 창업주 시절 삼성물산을 토대로 중공업과 모직에 강점을 가졌다. 아버지 이 회장은 반도체와 TV를 중심으로 전자산업의 중흥기를 가져왔다.
두 회장의 행보에서 보듯 삼성은 새로운 곳에서 1등 반열에 올랐다. 삼성전자 역시 TV, 반도체, 휴대폰 등 주력 사업이 세계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위상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신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5대 신수종사업을 추진한 것도 이 사장의 미래 경영을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5대 신수종 사업은 건강과 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사장이 미래의 삼성을 키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키워드다. 삼성이 앞으로 건강과 환경에 중점을 둔 사업을 확장하는데 이 사장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숙주격 핵심사이다.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4개가 삼성전자를 주력 계열사로 삼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자연스럽게 오는 2017년이면 삼성의 주력 계열사도 삼성전자와 더불어서 바이오나 환경 관련 계열사가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년뒤 2017년이면 이재용 사장이 우리나이로 50세가 되고 이때는 이 사장이 자신의 캐릭터와 능력으로 삼성그룹의 큰 축을 이끌 게 확실시된다.
다시말하면 앞으로 5년이내에 이재용 사장은 '마지막 수업'을 가족과 회사와 사회에서 인정받는 성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모으고,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이 사장은 다행히도 멘토의 중요성을 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최종 결정권자인 오너 경영인으로 합리적 답안지를 작성하기 위해 경험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편이다.
현안처리에 있어 관련 전문가 및 멘토와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사업구상에서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장은 부회장급은 물론 사장,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과도 교감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는 이 사장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흔히 오너 경영인들은 자기책임하의 기업 경영이라는 심리적 부담때문에 '독선· 독단'의 유혹에 적지 않게 매몰된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의 기업흐름을 배우고 개방과 경쟁의 문화에 익숙하며, 소통과 젊음의 무기를 갖춘 경영인, 이재용 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귀'가 넓고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삼성그룹의 총 투자 규모는 47조8000억원이다. 지난 2011년(42조8000억원)과 비교해 12%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이 사장이 우리나이 50세가 되는 2017년에는 100조원 가까운 투자 규모가 그려진다.
이 사장이 50세 나이에 어떤 직함으로 경영전선에 나설지는 물론 두고봐야 한다. 이 기간 중 삼성그룹의 후계승계 작업에 따른 그룹 분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측가능한 사실 하나는 이 사장이 삼성 핵심전략 수립 및 경영정책 결정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 결정 규모가 100조원에 이른다면, 그래서 그 성패에 따라 나라경제가 영향을 받는다면 이 사장의 역할롤은 따뜻하게 성공해야 한다. 바람이다.
이 사장이 나이 50세가 되는 그때. 그의 어깨에는 지금까지 들머진 모든 짐보다 수십배, 수백배 무거운 게 놓여있을 게다. 미래의 삼성에서 이 사장의 경영철학과 미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해외의 한 유수 매체는 이 사장의 한국경제 내 무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Now Mr Lee's son, Jay Y.Lee, has been appointed chief operating officer of Samsung Electronics and a new transition looms. If Mr Lee the third has business acumen, fine. If not, the whole country could suffer."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로 임명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보인다. 만약 삼성 3세 경영인 이재용 사장이 능력이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더없이 좋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정도로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이재용 사장도 이 영문 기사를 봤을까.
◆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약력
-1968년 서울 출생
-1981년 서울 경기초등학교 졸업
-1984년 서울 청운중학교 졸업
-1987년 서울 경복고등학교 졸업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
-1992년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졸업
-1995년 일본 게이오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2001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2007년 삼성전자 최고고객총괄책임자(CCO) 전무
-2010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
-2010년 삼성전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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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