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D, 제로금리 2014년까지 연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를 2014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채와 주식,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국채는 강한 랠리를 연출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고, 달러 역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주식은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회의에 앞서 제로금리 기간의 연장 가능성을 점쳤으나 이날 결정에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로존 부채위기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고려,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결정은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3차 양적완화(QE)의 시행 여부로 옮겨 붙었다. 영국이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 가운데 연준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것.
추가 QE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의 뚜렷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날 회의 결과로 미루어 볼 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 美 연준, 제로금리 2016년까지 지속?
미국 연준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초저금리 정책을 내놓자 시장 관계자들은 다소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회의 전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2014년 중반으로 연준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실제 2014년 말까지 ‘울트라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공식 발표는 상당한 ‘서프라이즈’라는 의견이다.
FAO 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6주간 경제 지표에서 나타난 회복 신호를 감안할 때 이번 연준의 결정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연준이 향후 경기에 대해 지나치게 회의적이고 비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2014년 초 첫 그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에 연준이 경종을 울린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실제 제로금리가 이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연준의 회의 결과 발표 후 제로금리가 201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제시한 시한은 첫 금리 인상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설명했다.
‘적어도’ 2014년 말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뜻일 뿐 실제 금리 인상이 단행될 시점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칼 란츠 전략가는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2015~2016년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려면 경제 회복이 강하게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경제 지표를 통해 회복 기조가 확인된 것이 사실이지만 강한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 QE3 기대감 고조, 3월 FOMC에서 발표될까?
버냉키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QE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건이 조성될 때 시행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3월 13일 FOMC에서 연준이 3차 양적완화(QE)를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연준의 FOMC 발표문에는 올해 중반 QE3를 단행한다는 전제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사실 국채 트레이더는 이미 가까운 시일 안에 연준이 3차 QE에 나설 것으로 확신, 이를 전제로 베팅에 나섰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JP모간의 테리 벨튼 글로벌 채권 전략가는 “최근 국채 시장에서 연준의 제로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과 QE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극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는 연준의 공격적인 부양 행보에 미루어 볼 때 QE 시기 역시 시장의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관측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다나 사포타 리서치 디렉터는 “QE가 6월보다 4월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연준이 QE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 인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히기 이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3차 QE는 모기지 채권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BNP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은 경제 회복의 가장 결정적인 전제 조건”이라며 “주택 경기 회복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연준이 이를 감안한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 국채-외환시장 ‘출렁’, 파장 제한적
이날 연준의 발표 직후 국채와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였으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지는 않았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발표에 15bp 하락, 1.91%까지 추락했으나 낙폭을 축소하며 2%를 회복했다. 이날 오후 3시14분 현재 10년물 수익률은 2.01%로 낙폭을 6bp로 좁혔다.
유로/달러는 한 때 1.31달러 선에 근접했으나 상승폭을 축소, 1.3075달러에 거래됐다. 달러가 제로금리의 장기화에 따라 하락 압력을 받은 한편 유로 역시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약세 전망이 지배적이다.
달러/엔은 77.8250엔을 기록, 31년만의 무역수지 적자를 빌미로 엔의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