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의 디딤돌을 활용해야
대기업에 몸담고 있는 베이비 부머세대들도 퇴직후 고민이 많다. 대기업 샐러리맨도 현역을 떠나면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노후불안등 걱정의 근원은 여타 샐러리맨과 마찬가지다. 뉴스핌은 신년기획 일환으로 전자 이동통신 자동차 조선 유통등 국내 주요 기업의 베이비부머 직장인 100인의 퇴직전후의 대책과 바람을 물어봤다. 인생 100세 시대에서 이들이 리타이어 푸어(Retire Poor)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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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노사발전재단과 공동으로 지난해 9월 일산 KINTEX에서 `중견전문인력 취업박람회`를 개최햇다. 당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박람회 현장을 찾아 양금승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왼쪽 첫번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있다. <자료사진> |
[뉴스핌=명재곤 기자] 임진년 2012년, 베이비 부머세대의 막내격인 1963년생이 우리 나이로 지천명(知天命) 50세에 들어섰다. 한국의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는 1955년에서 1963년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다.
동족상잔전쟁후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아픈 세대며 그래서 새 출발의 씨앗을 뿌린 세대이기도 하다. 올해 이들은 50세에서 58세의 연령층으로 약 710만명정도이다.
베이비 부머세대는 우리나라의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의 디딤돌 혹은 주춧돌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개발경제 및 산업화의 과정에서 온 몸을 던졌고, 민주화의 물결에서 앞장섬을 주저하지 않았다. 글로벌 경쟁시장에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화의 파고를 넘는데도 한 몫했다.
유신체제,10 ·26 사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서울 올림픽, IMF 환란, 한일월드컵, 국제외환위기, 한미FTA비준등 시대적 격랑을 거치면서 이들 세대의 손과 발에는 영광의 상흔이 애절하게 새겨져 있다.
이런 시간을 딪고 지금의 대한민국 한 축을 굳건하게 형성한 이들이 다시 힘겨운 세대통(痛)을 앓고 있다. 이른바 베이비 부머의 삼중고(三重苦)이다. 자녀교육, 부모부양의 책무에다 자신의 노후준비 소홀이라는 통증에 남몰래 지쳐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 막 50대에 들어선 K모(경기 과천)씨 얘기다.
"내 노후준비를 해야지 하는 생각이 간혹 들죠. 그러나 당장 고등학교 다니는 자식 둘의 뒤바라지가 먼저입니다. 시골의 홀 어머님 모시는 것도 고민해야하고요. 늦었을 때가 빠르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현실에서 이 나이에 새로운 것에 부딪치는 게 쉽지는 않죠. 혼자라면 몰라도. 그것도 아내가 있기에 내키는 데로 할 수가 없죠. 토요일 로또사는게 희망이라면 안되는데..."
'대안(代案) 2012'
온라인 종합경제지 뉴스핌은 올 신년기획으로 '베이비 부머, 대안을 찾자'를 준비했다. 국내 대기업 샐러리맨 1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퇴직전후의 기상도를 내다봤다.
퇴직후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정년에 대한 불안감을 언제 느끼시나요?
올 한해 제일 큰 고민은 무엇입니까? 올해 총선 및 대선등 선거정국에서 베이비 부머세대들이 바라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나름 대기업에 몸담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인 만큼 자산측면에서는 노후준비에 꼼꼼한 준비성을 보였다. 그럼에도 정년연장, 노인 일자리창출, 건강 의료보험 확대, 물가안정, 사교육비 절감등으로 어우러지는 실버세대 종합 지원책을 희구하는 것은 동 세대 일반인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정치권에 바라는 정책적 대안에 대해서는 이구동성(異口同聲)수준의 답변이 나왔다.
그만큼 직장인 베이비 부머들은 기업의 크고 작음을 떠나 지금 절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보여진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대안을 찾는 길은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
사회적 배려나 우려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도 있고, 이들을 사회적 자원으로 순환활용하자는 건설적 눈길도 존재한다.
당사자의 현안을 넘어 기업과 사회·국가적 과제로서 이 대안을 찾는 게 선진문명 사회의 모습이라는 주장도 강하다.
우리 모두를 위한, 우리 모두의 과제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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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경력 컨설팅 센터를 만들어 샐러리맨들의 경력관리를 통해 개개인의 역량과 능력을 재임전후에 십분 활용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다 <자료사진> |
이명박 대통령은 ,올 신년사에서 '고령화 문제를 우리 미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 베이비 부머가 보유한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 대통령은 그간 수차례 강조했다.
'건강한 국민,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아래 베이비 부머 세대를 위한 정책을 강화, 시행하겠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나 아직까지 큰 울림은 없다는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국내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후 생활상을 조사(1000명 대상)한 결과, '퇴직후 생활준비가 안 돼 있다'가 전체의 56.3%로 '준비돼 있다'(13.9%)보다 4배이상 많았다.
퇴직후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남성(65.0%)이 여성(51.0%)보다 더 고민하고, 직종별상 생산직(60.4%)이나 사무직(65.0%)모두 엇비슷한 강도로 고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아니 사실적이다.
잡코리아가 직원수 300명미만의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 5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2010년)에 따르면 응답자(기업) 93.4%가 '베이비 부머 세대 직원의 향후 은퇴와 관련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또 69.0%는 은퇴관리는 '직원 개인 또는 사화적 책임'이라고 피력, 베이비 부머의 은퇴후 진로는 개인책임이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강함을 내비췄다.
일부 큰 기업들이 50대 연령 직원을 위한 배려성 조치를 마련하는 게 미담거리로 회자되는 게 우리 현실인 만큼 기업단위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 임직원의 은퇴후를 챙겨주는 것은 언감생심의 이야기이다.
모 기업은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는 특단을 내렸고 어떤 기업은 은퇴자 대상으로 계약직 고용에 나섰다는 뉴스가 작금의 희망성 자화상이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자칫 쌓이고 쌓인 고름이 사회 불만요소로 표출될 위험성도 있다.
재삼 강조하지만,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리타이어(Retier)세대' '뒷방 세대'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수명 100세 시대의 고령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100세 시대의 고령화 사회에서 이들은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의 진행형 자산이다. 자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인프라 구축이 요구되는 시기다.
베이비 부머세대의 대안을 찾는 일은 당사자와 함께 기업과 당국, 사회의 생태적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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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