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형태의 진열, 저가공세로 소비자 유혹
[뉴스핌=손희정 기자] 서울 선릉역 인근 진선여자고등학교 맞은편 쪽에 위치한 '365플러스' 대치점. 지난 21일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라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떡하니 내놓은 '1호점'이다. 홈플러스의 편의점 사업 진출자체가 업계 현안이었다보니 1호점에 대한 궁금증이 적지 않아 직접 둘러봤다.
23일 365플러스 대치점을 찾아가보니 홈플러스 본사와 비교적 가까운 선릉역 대로변에 위치, 아파트와 학교시설 등이 인접해 있어 입지조건은 좋은 편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게 무슨 편의점?'이라는 생각을 방불케 한다. 대다수의 진열 상품들이 마트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대치점 매장 규모는 130㎡인 약 40평으로 일반적으로 20~25평형인 편의점의 평균 면적보다 훨씬 넓은 편이다.
매장을 둘러보다 과일과 야채 코너에서 발길이 멈춘다. 가격표 형태도, 진열된 상품군도 너무나 마트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 대형마트에서나 볼 법한 새송이버섯 묶음과 가지 묶음이 각각 3880원, 1980원에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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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365플러스` 대치점 |
과일도 다양하게 들여놨다. 6개들이 오렌지 1봉이 5980원, 밀감 2kg짜리 1봉이 3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 옆으로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즉석제품인 쫄면과 떡볶이 등이 진열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박선혜(여,30대)주부는 "급한대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러 오긴 좋을 것 같다"며 "할인마트 처럼 가격표도 붙여있고 매장 진열도 편의점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갑을 열게하는 가격표들은 이런 식이다.
-홈플러스 좋은상품 마시는 요거트 사과 150㎖ 800원 (단위가격 53원/10㎖)
-행사상품 꼬깔콘 2+1 (450원/개)
-초특가상품 컵라면 4가지 (500원/개)
▲대형마트 형식으로 표기된 문구들
진열대에 가격표를 살펴보니 흔히 일반 대형마트에서 보는 가격표 형식을 띄고 있다. 또한 신라면 700원, 풀무원 아임리얼 스트로베리 주스 2630원 등 타 편의점 가격보다 각각 150원, 70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들도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기 위해 소량의 다종 상품을 진열해 두긴 하지만 365플러스는 동네 슈퍼마켓 같다는 느낌이다. 별걸 다 파는 편의점이 돼버린 것. 더군다나 저가상품을 내걸고 판매하고 있으니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축소판과 다를게 없는 셈이다.
야채와 과일, 유제품 진열대를 지나니 델리·생수음료·주류·냉동식품으로 나눠 깔끔하게 진열해두고 있었다. 각 코너별 제품 중에는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들도 곳곳에 눈에 띄였다.
매장을 모두 둘러보니 편의점이라더니 신선식품을 강화시켜 취급하는 등 기존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유사한 느낌이다. 일반 편의점보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상대적으로 마트형 가게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매장을 찾은 한 대학생 김윤석(남,21세)씨는 "홈플러스에서 운영하는지 몰랐다"며 다양하게 물건도 많고 편의점 특성상 다양한 상품 구매가 힘들었는데 집 근처라 좋다"고 말했다.
365플러스와 근접하게 위치해 있는 한 편의점 관계자는 "365플러스 오픈이 얼마 안돼 우리 매장에 어느정도 영향이 끼칠지 모르겠다"며 "우선 지켜봐야겠죠"라고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편의점 진출이 향후 관련 업계에 어떻게 작용할 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꼼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홈플러스가 추후 어떤 식으로 매장 확대와 운영계획을 펼쳐 나아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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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