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내 매각 명령, 론스타 외환銀 주가 상승 등 버티기 나서
- 대출 1조5천억 등 매매계약 파기 확률 제로, 수천억 원선 할인 전망
- 김승유 회장 등 임원, 신갈 연수원에 모여 향후 대책 논의
[뉴스핌 = 한기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코앞에 뒀지만 앞으로 론스타와 벌일 가격인하 협상에서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18일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론스타에게 ‘6개월내’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가격 인하협상을 시작할 것인데 론스타가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보유지분 51.02% 가운데 10% 한도를 초과한 41.02%를 원하는 방식대로 처분할 수 있다. 하나금융과 맺은 지분 매매계약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불과 보름도 남지 않아 사실상 이 계약은 무효나 다름없다. 또 외환은행 주가는 이 계약이 체결됐을 때보다 크게 내렸다.
그래서 하나금융은 가격을 깎아 재계약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을 6개월 연장하면서 인수가격을 4조 6888억원에서 2829억원을 깎아 4조 4059억원(주당 1만3390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18일 외환은행 주가는 주당 7900원이다.
6개월이면 론스타는 여러 가지 카드를 쥐고 하나금융을 압박할 수 있다. 다른 매수자를 찾아 나설 수도 있다. 지분 매각의 가장 큰 장벽이 사라진 만큼, 외국계 투자자들이 나설 수 있다. 과거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려 했을 때 제도적 장벽으로 무산된 바 있었지만 이날 제거됐다.
그러나 하나금융측은 외환은행 인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론스타에 1조 5000억원의 예금담보 대출을 해줬고 그동안 론스타가 우리나라 시장 철수를 서둘러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 인하 폭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선에서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외환은행의 불투명한 장래가 제거된 만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신경 쓰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은 가격 인하 입지는 더욱 좁혀진다. 이 때문에 20% 인하보다는 10% 선인 5000억 원 정도가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가격인하에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편입신청을 했을 때 당국이 받아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외환은행을 앞으로 오랫동안 경영해서 수익을 얻을 것인데 당장의 가격에 집착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금융위의 결정에 반발해 총파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나금융측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직간접적인 영업 피해를 이미 경험한 바 있어 서둘러 인수를 마무리하고 인수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주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김승유 회장을 포함한 하나그룹 전 임원은 경기도 신갈에 위치한 연수원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의 인수에 따른 사업계획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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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