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지난 3/4분기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팔자세가 집중, 31일 시가총액 상위주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내년 현대모비스의 실적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했고, 신규 성장모멘텀에 대한 부재를 강조하는 곳도 눈에 띈다. 이에 장기는 몰라도 단기 투자자들의 경우 일단 현대모비스에 대해 중립적인 접근을 권하는 이들도 있다.
31일 현대모비스는 기관들이 일제히 내다팔면서 전일대비 6.10% 내린 32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관이 순매도한 현대모비스 주식만 50만주를 웃돌며 순매도 금액만 1650억원 가량으로 금일 증시내 매도종목으로는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최근 기관들이 9일째 순매도해온 가운데 이날 매도량이 가장 많았다.
이같은 기관 매도에 따른 모비스 주가급락은 3/4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 현대모비스는 올 3/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난 6조 4959억원, 영업이익은 19.1% 증가한 6670억원, 당기순이익도 10.3% 늘어난 70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0여일 전인 10월 중순만 해도 현대모비스에 대한 증권가 예상 컨센서스는 매출 6조 4400억원. 영업이익 7050억원. 순이익 8200억원 수준. 결국 매출은 예상치를 넘었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이 400여억원, 순익은 1000억원 이상 기대에 못미쳤던 것이다.
아울러 신규 성장모멘텀 역시 둔화되며 내년 현대모비스의 실적 기대치도 증권사들이 점점 낮추는 추세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선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42만원, 43만원으로 떨어뜨렸고 외국계인 노무라금융투자 역시 48만원이던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20% 가까이 내렸다.
목표주가 하향 이유는 수익성 감소, 외환관련 손실, 신규 성장모멘텀 부족 등을 꼽았다.
우리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3/4분기 임금 인상분이 소급 반영된데다 연구개발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 상승, 유로화 약세에 따른 현지법인 손익감소 등이 실적감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김병국 연구원은 "그룹내 완성차 업체들의 플랫폼 통합비율 확대에 따른 마진하락에 대해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부문의 수익률 저하를 목표주가 하향 원인으로 지목했다.
노무라측은 "해외 자회사의 비용압박에 따른 영업이익률 저하 및 모듈수익률이 일부 신흥시장 원료가격 인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와의 관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시각은 유효하지만 최근 신축한 공장에서 모듈사업부문 수익률 저하에 따라 전체 마진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내년도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와 FTA(자유무역협정) 효과에 따른 매출 증대 기대감을 언급했다.
신한 최중혁 연구원은 "4/4분기 현대 기아차의 판매 증대로 현대모비스는 분기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며 "내년 현대차 중국 3공장과 브라질 신규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 미국 조지아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모듈사업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국내에서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 역시 관련 매출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다만 안정성보다 성장성을 우선시하는 투자자들로선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를 한템포 늦추라는 지적은 되새김질할 만하다.
우리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실적이 예상치를 다소 밑돌았지만 현대모비스의 성장로직이 바뀌진 않았고 안정성 측면에선 여전하다"면서도 "하지만 여타 부품사들에 비해 성장성은 다소 떨어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며 밸류에이션 차원에서 현대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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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