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최초 PB자격 획득…금융인프라 구축
[뉴스핌=정지서 기자]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73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증권사들의 대형IB를 향한 행보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대우·삼성·우리·현대·한국투자증권은 프라임브로커 사업을 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종합IB'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한국證, 업계 최초 PB자격 획득...금융인프라 마련 박차
27일 한국투자증권은 정기 이사회를 개최, 73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이달 31일 증자대금 납입을 완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 2700억원이지만 7300억원의 유상증자와 2분기 순이익을 감안하면 3조원의 자기자본을 획득하게 되는 것.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프라임브로커(PB) 자격을 충족하게 될 전망이다.
이어 한국금융지주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도 발행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차입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21.8% 수준.
한국투자증권 측은 대형 IB로서의 자격을 획득한 만큼 이에 걸맞은 금융인프라 마련을 통해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있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유증을 비롯해 PB사업 등의 모든 목적은 고객들의 다양한 자산관리 상품을 제공하려는 데 있다"며 "이번 유증으로 PB사업을 통해 헤지펀드에 대한 증권대차, 증권중개, 자금대출, 펀드자산관리 등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서비스의 신규 수익원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유증 결정으로 인해 한국투자증권은 자본충실도를 보여주는 영업용자기자본비율(NCR)도 지난 6월말 기록했던 542% 에서 70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3조가 넘는 자기자본은 상품의 안정성을 높임은 물론 기업의 자금 조달원이나 개인의 투자기회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의 신뢰도 향상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리라 본다"고 언급했다.
◆증권사 '3조클럽' 경쟁 본격화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증권사들의 증자 행보가 일단락 되는 모습이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빅5들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은 각각 4000~6000억원 수준의 증자를 실시했다. <그림 참고>
이로써 증권사 '빅5' 의 증자 규모는 총 3조 4495억원에 달하게 됐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프라임브로커 업무 허용을 위한 필요자격으로 자기자본 3조원을 제시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신설함에따라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분주한 증자 행보가 이어진 것.
일단 이날 진행된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대로'라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앞서 8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이달 안으로 증자금액을 납입키로 한 것은 증자 결정이 늦어진 만큼 이후 행보를 서두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증권가에 3조 클럽이 형성됨으로써 향후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확실한 경계선이 생기게 됐다고 풀이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고위임원은 "한국투자증권이 3조 클럽에 입성함으로써 증권업계에 확실한 구분선이 생겼다"며 "대형사들의 경우 프라임브로커리지를 비롯한 IB업무 중심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중소형사의 경우 각 사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에도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간의 영역이 확실하게 차별화된다"며 "당분간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창출이 더욱 힘들어지겠지만 당연한 시장의 흐름인 만큼 주력 사업부에 대한 역량 키우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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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