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제약, 해외 저가항공사 경쟁 대비 분주
[뉴스핌=이은지 기자] 흑자 구도를 겨우 만든 저가 항공사(LCC)들이 또 한 번 도약할수 잇을까.
지난 2006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저가항공사들이 운항을 시작한 이래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저가 항공사들은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중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농후해 저가항공사들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공비행을 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안팎의 지적이다. 장거리 국제선 확보를 위한 투자비용, 해외 저가항공사와의 경쟁등이 그 것이다.
17일 국토해양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9.7%에 머물던 저가항공사들의 국내선 점유율은 올 상반기 40%를 돌파했다. 특히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후발업체들의 가세로 당초 제기됐던 시장잠식 우려와는 달리 파이 자체가 커져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서로 업계 1위를 주장할 만큼 그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저가항공 중 노선이 제일 많고 역사가 오래됐다"며 "매출액도 저가항공사중 제일 많아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면에서는 우리 회사가 업계 1위"라며 "저가 항공사 중 지난해 순이익을 낸 회사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비용 항공사들 중 운항을 시작한 이래 흑자를 낸 적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첫해 11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575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연평균 91%씩 고속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하반기 첫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한다는 전망이다.
진에어는 지난 2007년 7월 첫 비행을 시작한 이래 2년여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5억원을 기록해 저비용항공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22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72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 급증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 1208억원에 영업이익 37억원으로 첫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792억원으로 전년 동기(547억원) 대비 245억원 증가했으며 지난 4월부터는 월단위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후발 주자이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2009년 매출액이 약 443억원, 2010년 1083억을 달성해 전년대비 245%로 신장했다.
향후 성장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항공 승객중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저가항공사들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가 될 수 있다"면서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저가항공사 이용 비율이 40%를 넘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20%가 넘지만 한국은 그 이하여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내년 항공업계 전체 성장률이 5~7%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저가항공사들의 성장률은 전체 업계의 성장 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른 20~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저가항공사들의 선전이 돋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저가항공사들이 해외 중단거리 노선에만 한정된 국제선을 운영하는 것은 여전한 한계로 지적된다. 항공사들의 수익이 대부분 국제선 노선에서 나는 만큼, 중단거리 국제선에만 집중하는 현재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는 것.
특히 세계 최초 장거리 저비용 항공사를 표방하며 출범한 에어아시아엑스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뜻을 밝힘에 따라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에어아시아엑스측은 지난달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 저비용 항공사들도 장거리 노선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은 장거리 노선의 필요성에는 동의 하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국내 저가 항공사들의 경우 대개 5시간 안팍의 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문에 미주 등 비행 시간이 5시간이 넘는 노선의 경우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것.
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의 원가절감에 관건이 되는 것이 바로 '기종 단일화'"라고 지적하면서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경우 새로운 기종을 들여와야 되는데 이는 곧 비용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특히 비행기의 경우 기종이 다양할 수록 추가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비행기마다 조종사 및 정비사 교육을 따로 시켜야 하고 예비 부품 확보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
에어아시아엑스의 경우도 아시아 최대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계열사라는 점 때문에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만한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장거리 노선 확보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의 숙제"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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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