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침체 지속 조짐…얇아진 환율 쿠션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새로운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잘 나가던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섞인 관측에 무게가 실린 탓이다.
지난 수년간 미국 기업들이 예상을 상회하는 수익을 올린 것은 해외판매에 힘입은 바 크다. 해외판매는 S&P500기업 매출의 평균 30%를 차지하고 있다.
랜드콜트 트레이딩의 매니징 디렉터인 토드 쇼엔버거는 "만약 유로권이 허물어진다면 유럽 의존도가 높은 맥도널드와 같은 기업들은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어닝시즌의 예상 성적표는 이미 나온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어닝과 관련, 가장 최근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워놓은 기업으로는 지난 금요일(30일) 3분기 순익과 연간 실적 전망을 시장 전망치 아래로 하향조정한 산업재벌 그룹 잉거솔 랜드가 꼽힌다. 잉거솔 랜드는 실적 전망축소 영향으로 12.1% 추락한 채 장을 막았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론은 이미 높은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S&P500지수는 2008년 이후 최악의 분기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9월을 마쳤고 시장 전문가들은 다투어 연말 주가전망을 축소조정했다.
9월 30일로 마감된 3분기에 S&P500지수는 14.3%의 낙폭을 작성했다. 단 석달간 시가총액으로 1조7000억달러가 날아가 버린 셈이다.
10월 둘째주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 결과는 투자심리를 꺽어 추가 하락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 경제의 최대 허당인 노동시장의 주요 자료가 예정되어 있다. 금요일(7일)에 나오는 9월 고용보고서가 그것이다.
월요일(3알)에는 ISM 제조업지수, 수요일(5일)에는 ISM 서비스업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 얇아진 환율 쿠션
지난 10년간 기업들의 어닝은 달러화 약세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다. 달러화 약세가 해외매출을 늘려주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분기에 유로화는 7.4%가 떨어졌다. 이는 2010년 중반 이후 백분율 기준으로 최대 분기 손실에 해당한다. 미국 기업들이 누려온 환율 쿠션이 그만큼 오그든 셈이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저스틴 월터스는 "이번 어닝시즌에 많은 기업들이 유럽을 탓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제 판매를 보고하지 않는 기업들을 제외한 S&P500 소속사들의 해외 매출이 전체 판매고에서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무려 41%에 달한다.
유로존 채무위기로 투자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엔진을 담당해온 중국의 9월 제조업경기는 3개월째 뒷걸음질치며 2009년 이후 최장 연속 수축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도 3분기 기업실적의 전망치를 축소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의 최근 전망조사에서 이들은 3분기 어닝이 1년전에 비해 13.3%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지난 7월 1일에 나온 성장 전망치는 17%였다.
그러나 어닝시즌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며 주식 매입의 호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낙관적 예상도 적지 않다.
낙관론자 가운데 한명인 캘버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 주식투자책임자 나탈리 트루노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그들의 추가 어닝을 몽땅 유럽에서 뽑아내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표들을 살펴보면 중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착륙 지역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낙관론을 떠받치는 근거를 이룬다.
미국 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극적인 경비절감에 나섰기 때문에 이것이 어닝의 건전성을 지켜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헤이버포드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 행크 스미스는 "미국의 기업들은 이런 환경에서도 돈을 버는 방법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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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