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기 불확실성ㆍ지속투자 부담이 발목..중동자금 유치도 실패
[뉴스핌=김홍군 기자]STX가 조선과 해운에 치우친 그룹의 사업다각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했다.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기의 불확실성과 인수 이후 투자부담이 STX의 발목을 잡았다.
STX그룹은 19일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7월 6일 인수의향서(LOI) 제출 이후 약 2개월 보름 동안 진행돼 온 STX의 하이닉스 인수작업은 중단됐다.
STX 관계자는 “최근 새로이 야기된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하이닉스의 낸드 및 비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향후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인수포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STX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는 예견된 결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STX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닉스 인수자금과 인수 후 그 이상의 막대한 추가 투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었다.
지난해 말 기준 STX그룹의 연결기준 부채 비율은 458%, 차입금 의존도는 46%로 재무건정성에서자금조달에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영투자회사인 아바르 인베스트먼트를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했지만, 최종 협의과정에서 투자유치가 어려워지며 인수포기를 선언하게 만들었다는 관측이다.
또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의 방법으로 제시했던 우량자산 매각은 기존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등 주력 계열사 지분 매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었다.
㈜STX는 지난 7월 6일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하면서 아바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자금을 각각 절반씩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TX그룹이 주력인 조선과 해운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M&A를 하기에 애초부터 무리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현명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가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했지만, 그동안 추진해 온 국내외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등 자금유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STX 관계자는 “이번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에도 불구하고 향후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능동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기존 그룹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해외 자본 유치는 계속 추진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더욱 힘쓸 것”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STX OSV를 싱가폴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STX는 내년 상반기 STX다롄, STX중공업, STX에너지 등을 국내외 증시에 추가로 상장할 계획이다.
한편, STX가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SK텔레콤만 남은 하이닉스의 새주인 찾기는 또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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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