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이건명은 연극,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무대 위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그는 대극장부터 소극장 작품까지 아우르는 연기 스펙트럼으로 늘 관객을 기대하게 한다. 그는 학구열이 높은 배우이기도 하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졸업 후, 다시 동서대학교의 뮤지컬학부에서 공부했고, 단국대학교 대중문화예술대학원 뮤지컬학을 수학했다.
이건명은 관객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를 묻자 “행복은 바이러스와 같다. 행복한 사람을 보면 다른 사람도 함께 행복해진다. 내가 무대 위에서 ‘죽음’이나 ‘슬픔’, ‘살인마’를 연기한다 하더라도 그것들이 궁극적으로는 감정을 정화시켜 누군가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는 소스가 된다. 나는 관객들에게 그런 소스가 되고 싶다. 내가 어떠한 캐릭터를 연기하든 공연을 본 관객이 단 한 뼘이라도 행복해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배우 이건명의 지난 작품을 되돌아본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뮤지컬배우라는 이름으로 (1996)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도박꾼들의 이야기다.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모범답안’으로 불린다. 이 작품은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만 약 4,900회 공연됐다. 한국 공연에서도 쇼 뮤지컬 특유의 재치와 화려함을 주 무기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를 연출했던 오세준은 “뮤지컬 중에서 ‘아가씨와 건달들’을 가장 좋아한다. 이 작품은 뮤지컬 코미디의 교과서다. 여기서 몇 가지만 바꾸면 전혀 다른 작품이 만들어진다. 어느 뮤지컬 코미디도 이 이상의 포맷은 나올 수가 없다.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즐거운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건명은 1996년 학교를 졸업한 뒤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계에 첫발을 딛게 된다.
뮤지컬 ‘렌트’, ‘마크’와 ‘로저’를 모두 섭렵한 배우 (2000, 2001)
이건명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넘버로 ‘렌트’의 ‘Season of love’을 꼽았다. 그는 “첫 음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그 코드가 들리기만 해도 고개가 저절로 돌려진다. 뮤지컬 ‘렌트’ 속의 인물들은 일 년을 일 년이라 부르지 못하고, 52만 5,600분으로 쪼개서 시간을 잰다. 그들은 ‘시간은 정해져 있어, 이렇게 귀한 시간을 너는 어떻게 살래’라고 말한다. 그렇게 소중한 시간에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2000년 ‘마크’ 역으로 무대에 섰다. 다음 해에는 ‘로저’ 역을 맡아 관객을 놀라게 했다. 이건명은 최초로 ‘마크’와 ‘로저’를 동시에 연기한 배우다. 뮤지컬 ‘렌트’에서 그는 서로 정반대의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해 냄으로써 관객에게 ‘폭 넓은 배우’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뮤지컬 ‘미스사이공’, ‘존’과 ‘크리스’ 사이에서 (2006~2007, 2010)
이건명은 뮤지컬 ‘미스사이공’에서도 한 작품의 두 역할을 다른 시기에 맡게 된다. 뮤지컬 ‘미스사이공’은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며 사랑받는 작품이다. 그는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2006년 초연에서 미군 ‘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에서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는 양심적인 남자의 모습을 표현했다. ‘존’은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호소하는 인물로 이건명은 이 역으로 작품의 중요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던지는 중요한 역이었다. 2010년에는 베트남 여인 ‘킴’을 사랑하게 되는 남자주인공 미군 ‘크리스’ 역을 맡았다. 그는 전쟁 속에서 고뇌하는 남자 ‘크리스’와 전쟁의 잘못을 시사하는 ‘존’이라는 다른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뮤지컬 ‘미스사이공’은 배우로서의 이건명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관객에게 확인시킨 작품이었다.
뮤지컬 ‘잭더리퍼’, 잔인한 살인마로의 변신 (2011)
이건명은 뮤지컬 ‘잭더리퍼’의 전작인 연극 ‘트루웨스트’로 괴팍한 인물을 연기했다. 이후, 그는 뮤지컬 ‘잭더리퍼’를 통해 강렬한 살인마로 변신해 관객에게 섬짓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이건명은 뮤지컬 ‘잭더리퍼’ 출연 당시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하면서도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믿는’ 정신병이 있지 않나. 배우란 그런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다. 내가 실제로 살인마는 아니지만 무대에서는 살인마라고 믿는다. 뮤지컬 ‘잭더리퍼’의 공연이 있는 날은 살인마가 되기 위해 평소보다 극장에 먼저 가서 몰입을 시작한다. 무대에 오르면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 생각들을 떨치려고 하는 것이다. 살인마로서 ‘잭’이라는 캐릭터를 몸에 가득 채우고 공연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 순수하고 따뜻한 남자를 연기하다 (2011)
이건명은 뮤지컬 ‘잭더리퍼’를 끝내기도 전에 연극 ‘국화꽃향기’의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한 여자만 바라보는 ‘소나무 같은 남자, 승우’를 연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강렬하고 동적인 인물이 아닌 힘을 뺀 서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이건명을 만날 수 있다. 이건명은 연극 ‘국화꽃향기’에 대해 “가을에는 충만해진 자신의 감성을 마음껏 즐겨보는 것도 좋다. 우리는 관객의 감성을 마구 건드릴 것이다.(웃음) 슬픔으로만이 아니라, 1막에선 아주 아름답고 예쁜 장면으로 관객을 괴롭힐 거다. 가을에 충만해진 감성을 몸 안에 두지 말고 즐기셨으면 한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그러한 감성들을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다”고 전했다.
이건명은 연극 ‘국화꽃향기’를 끝내고 난 뒤, 연말에 뮤지컬 ‘미스사이공’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늘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는 “나는 뮤지컬을 시작한 이유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무대에 서면서 있었던 잠깐의 슬럼프 기간 때도 ‘내 인생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았더니 ‘무대가 답’이었다. 지금도 무대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그가 연기해 왔던 과거의 작품 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고 설레게 하는 배우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인기기사] 주식투자 3개월만에 `20억아파트` 샀다!
[뉴스핌 Newspim] 뉴스테이지 기자 (정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