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업 부진 장기화 전망에, 파격적 자금지원 난색
- 선박 대출도 거의 취급 않해, 중소업체에 특히 비관적
[뉴스핌=한기진 기자] 해운업계가 보낸 자금난 구호의 ‘SOS’에 금융권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지난달 30일 “불황에 따른 운임 하락과 연료가 급등 및 유동성 부족 등으로 어렵다”며 “해운회사에 금융지원을 해달라”고 전국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에 요청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해운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지원책을 마련할 수 없다”며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황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해운업계에서 특히 중소업체들의 자금난이 심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A 중대형 선사의 채권협의회를 열고 만기가 돌아온 차입금 상환을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대기업심사부 관계자는 “주로 운전자금용으로만 지원하고 다른 회사들 가운데서도 우량한 기업을 선별해 금융지원을 협의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최근 ‘선박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해운업의 각종 지수들이 악화되면서 대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24일 7개월 만에 1600포인트를 간신히 회복했지만 올해 초 1700포인트에는 못 미치고 이달 초에는 120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 직전에는 1만5000포인트까지 갔다. BDI는 곡물이나 철광석처럼 포장되지 않은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지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우량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솎아내는 선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전반적인 실적악화는 업계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기반이 취약한 중소선사는 더욱더 자금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운업계 1위이자 전 세계 10위권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은 2분기에 영업적자 규모가 전 분기 대비 854% 증가한 170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상선도 올해 2분기 779억으로 적자폭을 늘리며 올 상반기 누적 적자가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빅3 가운데 유일하게 STX팬오션만 523억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악화에도 대형사들은 은행들로부터 ‘굿(good)’으로 분류되는 반면, 중소 선사들의 상당수는 ‘배드(bad)’로 분류된다. 자금 줄이 더 조여질 것으로 보이는 중소선사들의 어려움이 더 커져 ‘줄 도산’ 우려까지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 반 동안 국내 해운사 중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TPC코리아,양해해운 등 8개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 중소형 선사 두세 곳이 추가적으로 넘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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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