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지션 정리…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재부각
*버냉키 연설 앞두고 경계심 고조
*버핏 "50억달러 투자"에 BofA주 급등
*애플, 스티브 잡스 CEO 퇴진에 하락
*美 실업청구수당건수 예상 상회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 증시는 25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을 하루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포지션 정리에 나서면서 4 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노동시장의 약세와 독일 주가 급락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며 매도세에 땔감을 제공했다.
다우지수는 1.51% 떨어진 1만1149.82, S&P500지수는 1.56% 하락한 1159.27, 나스닥지수는 1.95% 후퇴한 2419.63으로 장을 접었다.
웨스트우드 캐피탈의 매니징 파트너 렌 블럼은 "트레이더들이 버냉키의 연설에 앞서 매도에 나섰으며 , 포지션 선정에 상당히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26일 와이오밍주 잭슨 홀 컨퍼런스에서 버냉키가 추가 통화 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인지, 아니면 흔들리는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그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불안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상승주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단 두 개 뿐이었다. BofA는 9.44%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0.02% 올랐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더웨이는 이날 50억달러 어치의 BofA 우선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BofA는 부실 모기지 손실을 흡수하기 위해 막대한 증자를 필요로 한다는 추측에 휩싸이며 최근 주가 폭락을 겪었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BofA의 주가는 올 들어 30% 이상 추락했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골드만 삭스를 위해 이번과 유사한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퍼포먼스 트러스트 캐피탈 파트너스의 거래 담당 부사장 브라이언 배틀은 "자본 확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BofA는 50억달러를 받아들였고, 워렌 버핏의 승인 도장까지 받았다"며 "이같은 승인은 헐값으로 내주는 것이 아니며 버핏은 이를 통해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핏의 조치는 "금융주가 바닥을 찍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버핏 효과'로 BofA 외에 씨티그룹과 모간 스탠리도 각각 4.85%와 2.69% 상승했으나 S&P금융종목지수는 초반 흐름에서 이탈하며 0.46% 후퇴했다.
독일이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유럽 증시를 하방영역으로 끌어내린데 이어 대서양 건너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독일 당국은 공매도 금지 확대를 위한 어떤 계획도 없으며, 공매도 금지 확대가 필요한 조짐도 없다고 밝혔으나 독일의 DAX지수는 평소보다 늘어난 거래량 속에 1% 이상 하락했다.
MTV 앤 컴퍼니의 기관 판매 및 거래 헤드인 랜디 빌하트는 "공포가 모든 이성적 논리에 앞서는 시장환경에 처해 있다"며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거래 담당 공동 매니저 살 아르누크도 "헤드라인이 주식시장의 가파른 변동을 초래하고 있다"며 "내일 버냉키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최고 경영자직에서 물러난다는 전날 발표 여파로 애플이 0.65% 하락했다.
희귀형 췌장암을 앓고 있는 잡스는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CEO직을 팀 쿡에게 넘긴다고 발표했다.
잡스의 사임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들이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애플의 주가가 예상 만큼 흔들리지 않자 0.62%와 1.3%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에너지주도 기력을 잃었다. 엑손 모빌은 2.41%, 셰브런은 1.67%, BP는 5.26% 하락했다.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 연간 순익전망을 상향한 소매업체 빅 랏츠와 스팸제조사 호멜은 각각 0.52%와 7.31% 동반 하락했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계절조정수치로 41만7000건을 기록, 직전 주에 비해 5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발표된 직전 주 40만8000건에서 3000건 감소한 40만5000건을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정보통신 전문업체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 직원 8500명이 신규실업수당을 청구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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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