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건설주, 우는 화학주 희비교차
-글로벌 리스크 해소...제한적 영향에 그쳐
-'건설·운수株 vs. 정유·화학株 향방은'
[뉴스핌=정지서 기자]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반세기 동안 이어온 철권통치 붕괴가 목전에 이르자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이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동지역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만큼 향후 글로벌 경제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과 함께 관련업종을 제외한 영향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카다피 몰락, '美 QE3 신호탄 vs. 단기적 호재 불과'
22일(현지시간)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시대가 끝났다고 공식 발표하자 이날 미국과 유럽증시는 신용경색에 따른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에 국내 증시 역시 나흘만에 상승전환에 성공하며 1770선을 회복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원유가격이 리비아 사태의 종결로 사뭇 다른 양상일 보일 경우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설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철중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종결은 글로벌 물가안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휘발유 가격이 내리면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여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다시 시장의 유동성 확대에 나설 경우 글로벌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리스크로 입은 충격을 보완하는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그간 글로벌 경제에서 리비아 리스크가 그리 큰 위험으로 해석되지 않은 만큼 향후 유가 움직임을 제외하곤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솔로몬투자증권의 임노중 투자전략부장은 "지금 유가는 글로벌 경제의 '핫 이슈'가 아니"라며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은 되겠지만 해당 업종을 제외하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될 만한 영향력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의 김세중 투자전략 부장 역시 "리비아 사태 종결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가 향방 말고는 크지 않다"며 "현재로선 이번주 잭슨홀 미팅에서도 특별히 나올만한 호재가 없어 증시의 모멘텀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증시의 급락세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둔화에서 온 구조적 문제인 만큼 리비아 정권 몰락이라는 이슈로 해결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웃는 '건설株', 우는 '화학株'... 매수는 신중해야
다만 이번 리비아 사태의 종결이 단기적으로 국내 건설주에는 호재가, 화학주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날 리비아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에서 건설주는 재건 사업의 수혜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일제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리비아 현지에 건설현장을 두고 있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이 각각 6~8%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이 종목들은 지난 2월 리비아 정전불안으로 10% 가까운 조정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돌입하면서 앞으로 리비아 재건시장 형성에 대한 기대가 가능해졌다"며 "지난 2008년 이후 최근 3년간 현대건설의 수주액이 154억달러로 가장 많았며, 대우건설이 11억달러로 뒤를 이어 리비아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수혜주에 대한 평가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노중 투자전략부장은 "그간 리비아 건설현장의 국내 기업들을 지원해주던 것은 카다피 정부"였다며 "이후의 정권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는 아직 알 수 없어 향후 건설주 움직임 역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리비아의 석유생산 재개로 인해 정유·화학 업종은 하락, 항공·운수 업종은 상승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철중 연구원은 "그간 큰 폭으로 줄었던 리비아 원유생산이 본격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에따라 원유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이에따른 정제마진 축소 등에 의한 해당업종의 이익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항공 및 해운업종은 비용감소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도 잇달아 나왔다.
김세중 부장은 "국제 유가 하락이 정유·화학업종엔 악재, 항공·운수 업종엔 호재로 이어지는 것은 단기적으로 당연한 결과"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등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업종에 대한 투자전략은 조금 긴 호흡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에서 리비아 리스크 해소를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 안정의 호재로 받아들이며 건설업과 화학업종 지수는 각각 6~7% 상승세를 보였다. 더불어 운수업종 지수 역시 3% 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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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