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2주간의 기록적인 그네타기 장세를 겅험한 투자자들은 시장의 진행방향을 짚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밖에 없다.
유럽의 채무위기와 미국의더블딥 위험성은 불확실성을 더욱 강화하며 시장을 양극단으로 몰아갈 것이다. 이번 주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희망적인 관측도 있다. S&P500지수가 2011년 고점에서 17.6%나 곤두박질 친 상태이기 때문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잠시나마 매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간 키간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크 깁스는 "시장의 변동성은 아직 물러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지만 13일 사이에 주가가 17%나 빠진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반등을 기대할 수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중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저가매수세를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시장은 유럽발 뉴스에 의해 움직였다. 한 예로 지난주 화요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마르켈 독일총리가 파리 정상회담을 통해 유로존 위기를 진정시킬 만한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는데 실패하자 시장은 크게 출렁댔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주 금요일(26일) 와이오밍주 잭슨 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단 연례 총회에서 나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의장의 발언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버냉키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부양책을 제시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32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발 앤 게이노(Bahl & Gaynor)의 펀드 매니저 매트 맥코믹은 "버냉키는 증시에 도움이 될 만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다만 잭슨 홀 총회 이전에 유로존 부채에 노출된 유럽의 은행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버냉키는 또 한차례의 양적완화를 단행하기 위한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는 한 8월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힘들다.
◆ 매력적인 주가수익률
S&P500지수는 지난주 4.7% 떨어지며 2년반래 최악의 4주 연속하락 기록을 작성했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변동성지수(VIX)도 지난 한주간 20% 급등했다.
비리니 어소시에이츠(Birinyi Associates)는 노트에서 시장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주식의 가치는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비리니는 S&P500지수가 50일 이동평균가에서 10% 아래로 처졌다고 지적하고 이는 시장이 2009년 3월 이후 가장 과매도된 상태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비리니는 S&P500의 2.25% 배당률은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높다며 주식이 채권보다 높은 수익율을 낸 것은 1950년대 이후 이번이 두번째라고 말했다.
미국의 어닝시즌이 막을 내려감에 따라 유럽의 이슈들이 이번 주 증시에 과다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어닝은 거시경제 재료들에 밀리긴 했어도 대체로 예상보다 강력한 결과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최소한도의 낙관적 근거를 제공했다.
이번 주에도 신규주택판매지수, 내구재 주문지수, 소비자신뢰지수와 GDP보고서 등 중요한 거시지표들이 줄줄이 발표된다.
이들이 최근의 허약한 지표들과 맥을 같이 하며 미국의 경제가 정체됐음을 시사한다면 시장은 추가 매도압박을 받게 된다.
아이스너앰퍼(EisnerAmper)의 매니징 오피서인 마크 스쿠딜로는 "부정적인 지표가 나올 경우 미국 경제가 일시적 둔화가 아닌 더블딥에 빠져들고 있다는 인식을 부추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현재 1100선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S&P는 추가 하락할 여지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유럽 '발맞추기' 우려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동인은 유럽발 이슈다.
지난 화요일 프랑스와 독일의 정상회담에서 유로존의 더욱 밀접한 통합안은 구체적으로 논의됐지만 구제기금 규모 확대와 유로본드 도입은 의제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유로존의 안정을 위해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와 유로본드 발매 등 보다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48억달러를 관리하는 클래버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나탈리 트루노는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것은 경제위기, 혹은 재정위기라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신뢰성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트루노는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이유로 올바른 대응책에 합의하지 못하는 정책결정자들의 능력결여를 꼽았다.
모간 키건의 깁스도 유럽의 종반 상황은 정책결정자들에 대한 신뢰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뢰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S&P500지수는 유럽시장과 보조를 맞춰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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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