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장기 외화조달 비상계획 마련 등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이 ‘미국발 신용등급 강등 쇼크’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몇몇 은행들은 지난 7월에 외화자금 비상계획을 마련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외환자금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여기에 참여한 12개 시중은행에 비상시 외화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토록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국민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외화조달을 중장기로 가져가겠다는 게 요지”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조달계획을 제출하기로 하고 이날 긴급 외화조달시장 점검에 착수했다. 자체 점검 결과 과거 금융위기가 재발하더라도 당장 큰 문제로 불거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평가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닷새째 하락해 27.18P(1.40%) 내린 1916.57에 개장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홍보전시관에서 직원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수그래프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개 은행의 7월 중장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비율)은 6월보다 79.4%포인트 높은 190%에 달했다. 수치상만 놓고 보면 당장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은행들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기 전에 장기 외환자금을 조달해왔다. 국민은행은 연말 외화채권 3억달러 만기도래에 대비해 외화자금시장이 좋았던 지난달 장기로 조달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4일 5억달러 글로벌본드 발행을 완료했고 6월20일 1억5000만유로의 클럽론을 조달했다. 하나은행도 300억엔(약 4억 달러)의 사무라이본드를, 농협은 5억달러 규모의 농금채를 발행했다.
민성기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면서 "100% 위기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이 오랫동안 크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자금 시장이 단기화된 경향이 심해져 은행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한 임원은 “금융위기 이후 5년짜리로 조달하는 것도 대단히 힘들어질 정도로 글로벌 자금시장 자체가 단기화 돼 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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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